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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담도암] 1. 간에 문제가 생겼나 봐

by 포크너
11.jfif 동생의 전화를 받기 사흘 전, 한글날 연휴를 맞이해 아내와 인왕산에 올랐다.

2024. 10. 12.(토) 저녁,

2024년 10월 12일 토요일 오후, 거실에 누워 아내와 뒹굴거리는데 동생의 전화가 왔다.


"엄마가 다음 주 토요일에 집에서 모이자네. 형, 형수, 와이프 합동 생일파티."

"응."

"그런데 엄마 말로는 아빠(만 69세)가 좀 심각하던데."

"뭐가?"

"간 쪽에 문제가 생겼나 봐. 자세히는 말 안 해줘."

"내가 통화해 볼게."

"그리고 우리 둘째 생겼어. 이제 7주야."

"오, 축하해."


GettyImages-jv11387714.jpg GettyImages

곧장 엄마에게 전화했다.

"아빠한테 무슨 일이야? 간이 안 좋다던데."
"그냥 건강검진 때 간에 뭐가 보인대서 은평성모병원 가서 검사받았어."
"암?"
"그건 모르지."
"병원에서는 뭐래?
"다다음 주 월요일에 결과 나온대."
"아빠 일은?"
"그만뒀어."
"일단 알았어. 다음 주에 봅시다."

엄마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의연했지만,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올 게 온 모양이다. 12년 전 위암으로 위를 모두 잘라낸 아버지에게 두 번째 암이 올지 모른다는 불안을 늘 안고 살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우울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주중에 엄마에게 전화해 무슨 일이냐고 다시 물었다. 엄마는 머뭇거리며 대답을 피했다. 아빠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2024. 10. 1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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