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
전화카드를 쥐여주던 노래를 부르다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 후배가 있었다
모두가 외롭기만 한 차디찬 시절이었다
도서관 앞 맨 처음 고백을 했을 때도
첫 당선 소식을 전하려던 공중전화도
뚝 뚝 떨어진 동전 몇 잎도 추억이 됐다
외롭지 말라며 건네받던 선물처럼
그 전화벨 소리가 그리도 반가웠었다
이젠 누구도 전화 부탁은 잘 않으니
반갑지 않은 소식만 들이닥치곤 하니
전화벨은 말 그대로 비상벨이 돼버렸다
이른 새벽에 도착했던 아버지의 부음
정리해고 통보를 위한 인력팀의 호출
말 그대로 놀랄 일만 가끔 생기곤 했다
차라리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라며
조금 덜 놀랄 방도들만 찾고자 해서
예상치 못한 기별은 더 달갑지가 않다
이른 새벽
전화기를 귀에 댄 채 한참 머뭇대다
아직 반가움을 찾는 이를 생각해 본다
늦지 않게 연락할 것을
놀라지 않게 신경 쓸 것을
다정하게 말할 것들을 생각해 본다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아직 난 건강하다고
# 단정,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