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
본질은 늘 현상에 앞선다며
구체적이지 않은 묘사를 무시한다며
알 수 없는 형체와 소리를
가늠하기 힘든 실체를
제멋대로 그려낸 솜씨를
어떻게든 인정해야겠다는 말을
알 수 없는 그 생각들을
모조리 다 집어치우라며
결코 본질적이지도 않다며
묘사가 없는 시가 세상에 어딨냐며
길길이 날뛰어본들 그 소리를
그 침잠해 있던 소외감을
뜻모를 억울한 감정을
이참에 모두 다 해소할까를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