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by 단정


일기



날짜는 서슴없이 지나가고

내 일기는 뒤늦게 어제를 반복하고

어제 밀렸던 일들이 후회가 돼

다시 또 오늘을 현재형으로 만들면

하루는 또 하루를 잠식당한 채

주저하고 서성대는 나날들이고

김치찜 한 사발을 소주랑 함께 마셔

늦은 저녁에야 주독을 해장하면

이윽고 오늘, 생경한 아침을 맞고

두서없는 서사는 연결고리를 잃어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되묻고

그리하여 오늘,

한 주 정도는 계획을 세울 법하고

한 달 정도는 주제를 갖고 움직여야

한 해 정도의 목표는 세워놓아 둬야

반성도 하겠고 점검도 할 테지만

여지없이 다가올 아침에

그저 꿈벅이는 두 눈은 청승맞고

시는 반성문을 대신하고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