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는개가 쌓인 어둑한 골목에서 어제의 안부를 걱정했습니다 공기는 아직 차갑습니다
걱정한다고 해결될 리 없는 문제를 안고 내내 걸었나 봅니다 동이 트려면 아직도 한참 남아서요 어차피 걷지 않을 까닭도 없습니다 안부를 물을 처지는 아니니까요
제 발밑을 흐르는 강물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이기에 그저 있으려니 하는 생각뿐이므로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계속 걷고만 있습니다 혹여 강물을 보게 된다면 제일 먼저 연락할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발끝이 차갑습니다 봄이 다가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서두른 탓인지요 아니면 어차피 못 올 안부에 대한 걱정과 보고 싶음 탓이겠는지요 그래서 또 말없이 내내 걷기만 합니다
사각사각 두리번두리번 말없는 소리들이 골목 안을 휘감으면 어느덧 가로등 밑에도 이슬이 방울방울 영그는 듯해 저절로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