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아침
삼일절 아침에는 태극기를 걸고
삼일절 아침에는 꽃 피는 소식을 듣고
삼일절 아침에는 독립운동 이야기를 전하고
삼일절 아침에는 봄기운에 잔뜩 맘이 부풀고
또 삼일절 아침에는 그녀한테 안부전화를 하고
또 삼일절 아침에는 밥을 한 그릇 뚝딱 먹고
그리고 삼일절 아침이 되면 질경이를 노래하던
소설장을 맡았던 영미 누나를 생각해 내고
산하를 시로 써낸 부회장 정아를 생각해 내고
통일광장에서 데모하지 말라던 은님이를 생각하고
이른 봄에도 장마 연작을 쓴 종숙이 누나도 생각하고
또 삼일절 아침이 되면 종로를 한참 걷고
삼일절 하루종일을 한참 동안 걷다 보면
어쩌면 나도 삼일절 하루처럼 뭔가를 시작하겠고
뭔가를 시작하다 보면 또 뭔가를 얻을 수가 있을 텐데
그 무언가를 혹시 이른 아침부터 찾을 수도 있을 텐데
# 단정,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