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공돌이 번외 편 - 영하 30도에서 살아남기
드디어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본격적으로 이번 여행에 대해 얘기드리기 전에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캐나다 등 아주 무시무시한 겨울왕국을 갈 때 미리 알면 좋을만한 내용들을 준비했습니다.
1 ) 부츠는 필수. 치수는 넉넉하게.
부츠는 정말로 정말로 필요합니다. 지난 글에서 안내드렸듯 부츠는 크고 아름다운 것들을 추천합니다. 소렐의 카리부 시리즈가 무난하겠지만 다른 브랜드들도 퀄리티가 큰 차이가 없으므로 저렴한 것으로 고르셔도 무방할 듯합니다. 울 양말을 한 겹만 신을 수도 있지만 부족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두 겹 이상 신는다고 가정하세요. 그렇기 때문에 부츠를 구매하실 때는 충분히 발에 여유를 두고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본인의 부츠가 추위에 약할 거 같다면, '발용' 핫팩이 있습니다. 저도 발용 핫팩을 준비해간 것은 아니었는데, 스키장 내 마트에서 발견해서 바로 구매하여 이용하였습니다. 추워서 발가락이 잘릴 거 같은 느낌을 받는 것보다는 핫팩을 이용해서 훈훈하게 지내는 게 백배 낫겠죠?
2) 장갑은 벙어리장갑
장갑은 현지에서 다시 구매한 물건 중에 하나인데요. 손가락이 있는 장갑보다는 벙어리장갑이 보온에 훨씬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터치도 되면서 보온이 잘 되는 벙어리장갑을 찾았는데 그런 장갑은 찾지 못했습니다. 장갑은 이너 장갑이 있는 벙어리장갑이 가장 좋습니다.
혹시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갑을 따뜻한 것을 구매하지 못하셨다면 핫팩 찬스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역시 장갑에 넣을 수 있는 '핫팩'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핫팩의 형태를 보건대 아무래도 벙어리장갑에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방한 헤드 마스크도 당연히 필요
영하 20도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살이 닿는 모든 부위가 춥습니다. 얼굴이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위인데 헤드 마스크 혹은 바람막이 등을 꼭 구입을 하셔야 해요. 야외에 나가면 헤드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호흡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냥 호흡하면 코나 입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있어요. 코피를 누군가 흘렸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4 ) 모자
모자는 비니로는 2% 부족해요. 비니가 나쁘지 않은데 귀를 완전히 덮어주지는 못해주거든요. 아래 그림과 같이 허스키가 연상되면서 귀를 충분히 덮어주는 모자를 추천합니다.
5 ) 안경을 쓰는 사람은 아주 불편하다. 고글도 사실상 불필요.
헤드 마스크 등을 쓰고 나면 호흡한 후에 습기가 전부 안경이나 고글 쪽에 맺히게 됩니다. 습기가 맺힌 후에 찬 공기를 맞으면 바로 얼어붙어 버려서 시야 확보가 아주 곤란합니다. 그래서 저는 야외에 나 갔을 때는 안경을 한 번도 쓸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에 렌즈나 라식을 꼭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그런 생각이 처음 들었습니다.
6) 패딩 바지
하체도 상당히 춥습니다. 그래서 3겹 정도는 입어줘야 합니다. 기모 레깅스 + 일반 바지 + 스키바지(혹은 패딩 바지) 정도의 조합이면 영하 20-30도 충분합니다.
7) 아우터 패딩
패딩의 경우 이너 패딩을 여러 개 입을 수도 있고 각종 내복을 껴입을 수도 있어서 대비하기가 의외로 쉽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저는 코오롱 안타티카를 구매했었고, 영하 20도-30도에서도 충분했었습니다.
8) 스마트폰 및 많은 전자기기가 되지 않거나 오작동한다.
아이폰6 플러스의 경우 영하 20도가 넘어가면 작동하지가 않습니다. 야외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던 저의 꿈은 산산조각 났죠. 그나마 넥서스 6P 는 아주 낮은 기온에서도 잘 버텨줬습니다. (그러나 역시 오래 꺼내놓고 있으면 꺼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 다른 카메라들도 오작동을 하거나 배터리가 광탈했습니다.
친구가 카메라를 실수로 가방에 넣지 않은 채로 영하 30도를 돌아다녔는데, 40분 뒤에 카메라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핀란드 여행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