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책 도전기

6 제주 북페어

by 김용희

봄이면 제주에는 독립출판물 박람회인 '제주북페어'가 열린다. 전국의 독립출판물 제작자, 소규모 출판사, 독립 서점 등 200팀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제주시 탐라도서관의 주최·주관으로 열린다.


어느 날 책 만들기 수업이 끝난 후 S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이번 주 주말에 한라 체육관에서 '제주 북페어'가 열리는데요. 독립출판 분야에서는 도내 가장 큰 행사이니까요.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구경 오세요."


나는 얼마 전 사라봉에서 독립출판물을 훑어보긴 했었지만, 아직 이 분야에 대해 모르는 게 많은 나는 좀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한라체육관으로 향했다. 행사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나 별도 입장료나 예약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저마다의 테이블에는 다양한 책이 놓여 있었고 현장의 분위기는 활기를 띠었다. 테이블마다 다양한 콘셉트로 뽑기나 기념품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현장의 열기가 이렇게 뜨거운 줄 몰랐는걸.'

나는 제주에서 독립출판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현장을 직접 보니 생생한 감정이 더 강하게 다가왔다.


여러 테이블을 돌다가 나는『고르고르 인생관』을 그린 작가님을 만났다. 색감도 예쁘고 그림도 따뜻했다. 작가님은 여러 사람을 응대하느라 바빠서 나는 옆에 계신 다른 여자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림 진짜 예뻐요."

"감사합니다. 저희 이벤트로 뽑기를 준비했는데 한 번 뽑아보세요."

"저도 뽑아도 돼요?"

"그럼요. 한 번 뽑아보세요."


눈앞에는 종이 뽑기 판이 놓여 있었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한 장을 뽑았다.

'야망과 성취감'


"어? 이거 잘 안 나오는 건데 뽑으셨네요? 혹시 지금 '야망과 성취감'이 필요하신가 봐요?"

"그래요? 이거 뭐 좋은 건가요?"

"기념품을 드리고 있는데, 잠시만요."


나는 『고르고르 인생관』에 나오는 두 마리 고양이가 그려진 엽서를 받았다.

뒷면에는 이런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너는 큰 사람이 될 거야.

강한 힘을 가지고 네가 좋아하는 일을

더 마음껏 할 수 있게 될 거야.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성큼성큼 이룰 거야.

기왕이면 발걸음을 크게 구르고

원하는 곳까지 훨훨 날아가렴.」


'정말, 이렇게 된다면 좋겠네.'

엽서를 주신 여자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다음 부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낯선 제주'라는 출판사의 『제주스러운 날들』이란 책 앞에 멈춰 섰다. 색연필 화로 그려진 예쁜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책이었다. 나는 부스에 앉아계신 작가님께 말을 걸었다.


"직접 그리신 거예요?"

"네. 이 책은 저의 첫 책인데 제가 색연필로 직접 그린 거예요."

"그림 정말 예쁘네요."

나는 몇 가지 개인적인 질문을 한 후 연락처를 공유하고 자리를 떠났다.


여러 부스를 돌면서 나는 예쁜 일러스트로 만들어진 책에 자꾸만 눈이 갔다.


'혹시 내가 지금 예쁜 일러스트로 그려진 책을 만들고 싶은 건가?'

책의 원고가 어느 정도 완성되어 가는 시점에서 찾은 '제주 북페어'는 나에게

책의 일러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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