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맛집

1. 우당도서관 콩나물 국밥

by 김용희

제주 사람들은 술을 좋아한다. 왜 좋아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예술가들은 제주에 문화적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아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신다고 했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산을 다녀오거나 골프를 치고 나면 당연히 한 잔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나는 원래 술을 즐기지 않아서 그런 거는 잘 모르겠지만, 속이 확 풀리는 제주의 해장국은 좋아한다. 제주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해장국집이 많고, 그래서 맛있는 해장국도 정말 많다.


어느 날 나의 절친 H 언니와 사라봉에 갔을 때의 일이다.


“자기야. 저 현수막 봐. <우당도서관 구내식당>에서 4,000원 콩나물국밥을 판대.”

“친구가 먹어봤다는 데 맛도 좋대요. 우리도 한 번 가 볼래요?"


“저 현수막 진짜 웃기지 않아? 어느 도서관에서 밥 먹으러 오라고 여기에 현수막을 걸겠어?”

“그러네요. 전 이런 게 제주 스타일 같아요. 투박하고 유머러스하고.”

우린 그렇게 강렬한 현수막에 이끌려 우당도서관으로 향했다.


우당도서관은 도민들에게 밥이 저렴하고 맛있다고 소문난 곳인데, 비교적 최근에 식당을 리뉴얼했다. 이전에는 많이 왔었지만, 리뉴얼 후에는 이번이 첫 방문이다. 나의 동갑내기 친구 M도 이 도서관 밥을 먹어 본 후에 그 맛에 반해버렸다고 했는데, 얼마나 맛있을지 내심 기대가 됐다.


“자기야. 뭐 먹을 거야?”

“음. 저는 현수막에 적혀있던 콩나물국밥 먹을게요.”

“그럼 나는 비빔밥. 어 저기 황태해장국도 있다는 데 맛있겠다.”

언니는 비빔밥을 시켰고 나는 콩나물국밥을 시켜서 식당 창가에 나란히 앉았다. 곧 밥이 나왔고 우리는 한 입씩 먹어보았다.


“뭐야. 이거 맛있잖아. 언니 이 콩나물 국밥 진짜 시원해요. 아까 잘 못 먹었던 커피 때문에 쓰렸던 속이 확 풀리네요. 콩나물이 많이 들어 있어서 제대로 맛있어요. 원래 제주 콩나물이 맛있기로 유명하잖아요. 이걸 4,000원에 먹을 수 있으면 시중에서 파는 김밥보다 싼데요? 언니 거는 어때요?”


우리는 이곳에 오기 전 커피를 마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달아서 속이 좀 아프던 참이었다. 그런데 우당도서관에서 콩나물 해장국을 먹으니, 속이 제대로 해장 되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바로, 이 맛에 해장국을 찾는 거 아닌가?


“이것도 맛있어. 다음에도 와서 먹어야겠다. 밥을 사 먹으러 도서관에 오는 건 처음인데?”

“저는 종종 왔었어요. 사라봉에서 놀다가 여기 와서 국수 먹으러. 근데 리뉴얼 이후에 메뉴가 더 다양해졌네요.”


“그래? 다음에 한 번 더 오자. 그때는 황태해장국 먹을까?"

우리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도서관을 나섰다.


<우당도서관 구내식당>

주소: 제주시 건입동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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