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맛집

2. 우연히 빵지 순례 '아라 파파'

by 김용희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글을 쓴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는 신제주의 A 카페인데, 이곳은 커피도 저렴하고 매장도 밝고, 무엇보다 테이블마다 플러그가 많아 나 같이 매일 글 쓰는 사람들이 방문하기 좋다. 특히 좋은 건 저렴한 샐러드 메뉴와 따뜻한 베이글이 있다는 점이다. 머리를 너무 써서 당 떨어질 때를 대비한 풍부한 먹거리가 언제든 구비되어 있다는 점이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봄에서 여름으로 들어가는 토요일 오전, 여느 때와 같이 A 카페를 찾은 나는 많은 인파에 놀랐다. 원래 이곳은 이렇게까지 붐비는 곳이 아닌데, 오늘따라 유독 사람이 많았다. 날이 점점 더워지는 데 노트북을 매고 멀리 갈 수도 없고, 나는 주변에 분명 괜찮은 카페가 더 있을 거로 생각하고, 주변을 거닐어 보기로 했다. 길을 건너편에 빵집이 있었다.


'저기로 가면 되겠네.'

무작정 길을 건너 안으로 들어가려는 데, 나는 멈칫했다.

의자가 등받이가 둥근 쇠로 된 식탁 의자 였다.


'여긴 안 되겠다.'

쇠의 차가운 감촉이 그대로 등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카페에 갈 때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가지만, 특히 의자를 좀 많이 보는 편이다. 그 카페의 편안한 감정은 의자에서 전해지기 때문이다.


'어? 저긴 괜찮겠네.'

조금 걷다 보니 하얀 건물에 편한 의자를 구비한 카페가 나왔다. 카페 앞에 식빵 POP가 있어서, 빵집 같기도 했지만,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다. 카페 앞에 벤츠 한 대가 급히 서더니 깐깐해 보이는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설마, 이 집. 맛집인가?'

아주머니의 인상을 봤을 땐, 아무 빵이나 먹을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일단 들어가 보지, 뭐. 갈 데도 없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사장님 한 분과 여자 직원 두 분이 나를 맞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드시고 가세요? 편한 자리에 앉으시면 가져다드릴게요."

사장님은 꽤 친절하셨다.


나는 적절한 자리를 고르고, 컴퓨터를 켰다.

곧 사장님이 커피를 가져다주셨다.


"사장님, 여기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뭐예요?"

"아, 잠시만요."

사장님은 내게 와이파이 비밀번호도 가져다주셨다.

'원, 원래 와이파이 비밀번호 이렇게 가져다주시는 거 맞아?'

나는 와이파이 비밀번호 POP를 받고, 편하게 암호를 입력했다.


나는 계속 구워지고 있는 빵 향기를 맡으며, 빠르게 글을 써 내려갔다.

빵 향기가 좋아 글도 잘 써지는 기분이 들었다.


빠르게 글을 마무리하고 떠나려는 데, 사람들이 빵을 사러 워낙 들락날락했기 때문에

과연 그 빵 맛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나는 트리플 치즈 바게트, 파이브 디아망, 크림치즈가 들어간 베이글, 그리고 커다란 식빵을 샀다.

"이게 지금 갓 구운 거라 자르면 모양이 망가질 텐데, 필요하시면 잘라 드릴까요?"

친절한 직원분이 말했다.


"아뇨. 원래 빵은 손으로 찢어 먹어야 제맛이죠."

"맞아요. 저희 사장님도 매번 그 말씀 하세요."


카운터 뒤쪽으로는 제빵실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2명의 직원이 상주해서 빵을 계속 만들고 있었다.

이곳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사장님 포함 직원이 5명이나 있었다.


'잘 되는 곳인가 보네.'


나는 집에 와서 빵을 먹었다.

'와, 이건 그냥 역대급이다.'


그냥 말이 필요 없이 정말 맛있었다. 빵의 부드러움, 촉촉함, 숙성도가 모두 완벽했다. 그중에서도 나는 트리플 치즈 바게트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후 절친 H 언니와 이야기해 보니, 이곳은 도민 맛집이라 나처럼 우연히 들어가는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라파파>

제주시 연동 1523 1층



카페


커피


빵집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제주 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