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책을 든 보부상

by 김용희

책을 만들어 놓고 보니, 친한 친구들이 묻는다.


"용희야, 네 책은 어떻게 사는 거야?"


친구가 묻는 데, 대답할 수가 없다. 아직 유통이 되지 않아 책을 검색해도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지금 집에 있는데, 아직 유통을 못 해서... 지금은 보부상으로 팔고 있어."


"응?"


친구도 나도 서로 뻘쭘해지는 순간.


"그러면 그냥 너한테 돈 주고 책을 받으면 되는 거야?"


"응. 지금은..."


친구도 나도 이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얼른 유통 채널을 알아봐야 해."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기 전에 다음 말을 꺼냈다.


"그럼 그건 어떻게 하는 건데? 여기 근처에 동네 서점이 있는데, 거기에도 한 번 물어보지 그래..."


"응. 내가 알아본 건 책에 대한 소개자료를 만들어서 서점에 입고 요청 메일을 보내야 한다는 거야."


"그러면 입고 메일 한번 보내보지, 그래?"


"근데 그게... 아직 소개자료를 못 만들었어."


"응? 왜?"


친구는 좀 놀란 눈치다.


"그니까 책을 쓰고 만드느라 너무 진을 빼서 그런가? 갑자기 모든 게 멈춘 것도 같고..."


컴퓨터가 과열되면 좀 느려지듯이 요즘 내 머리도 좀 과열되어 느려진 것 같다.


"아냐. 그러면 안 돼. SNS 보니까 사람들은 마케팅도 많이 하던데..."


"그렇지... 나도 SNS는 하고 있잖아."


내 얘기를 듣고 친구는 자신의 SNS를 보여주며 말했다.


"나는 팔로워가 많은 편이라 화면이 금방금방 다 넘어가 버리거든. 그래서 잘못하면 네 것은 모르고 휙휙 지나가... 그래서 나는 네 것 놓칠까 봐 네 계정에 일부러 들어가서 보거든... 근데 그 태그 말인데... 너 태그 안 달면 검색이 안 돼."


나는 SNS를 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 한참 태그를 달지 않고 올리곤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게 기록용 SNS를 하는 건지 많이 물어봤다. 나는 그때까지도 사람들이 왜 내 SNS를 기록용이라고 하는지 알지 못했다. 친구는 내게 SNS에 대해 많이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긴 하지만... 너 SNS에 올린 거 보니까 책이 궁금하긴 한데 책 소개 글이 너무 짧은 것 같아..."


나는 사실 책 소개자료를 만들기 위해 지금 여기저기로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어렵게 찍은 사진을 어제 SNS에 올려놓았다. 오늘 아침에는 유명한 독립서점의 SNS의 사진을 따라 책을 펼쳐서 책 내지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도 했다. 아직 SNS가 익숙하지 않아 시험 삼아 대형서점을 따라 한 번 해본 것이긴 하지만 소개글은 다시 써야겠다. 나는 오늘 친구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모르는 것도 많이 배우고, 왠지 모를 친구의 응원을 받는 기분이 든다. 나는 친구와 헤어져 집에 가면 오늘은 꼭 책 소개 자료를 만들어 보리라 다짐하고 친구에게 말했다.


"맞지... 그래서 지금 집에 가서 책 소개 자료를 만들어야 해. 그래야 서점에 입고 메일도 보내보고 하지. 근데 책 사진을 먼저 찍어야 하는 데 어제 오늘은 비가 와서 말이지..."


머릿속이 좀 시끌시끌하긴 하다. 지금 나는 책 소개 글도 문제인데 사진이 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분들이 인터넷 서점에 입점한 책 소개 자료를 찾아보니 책의 본문 중에서 책을 홍보하기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발췌하여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다. 그때 책의 대각선 이미지, 즉 책등과 책 표지가 함께 나온 책 이미지를 넣는데... 나는 그걸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고민하던 나는 책 이미지 대신에 실사로 대체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책을 어딘가에 세워 놓고 책등과 표지가 함께 나오도록 찍으려 돌아다니고 있는데, 어제오늘 비가 오는 바람에 책 사진의 배경은 계속 빗방울이 맺혀있다.


"누구한테 물어보면 좋은데 물어볼 사람도 없고... 나도 책은 잘 몰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를 바라보며 친구가 따뜻하게 말했다.


"일단은 지금 집에 가서 입고 메일 한번 만들어 보면 될 거 같아. 책 소개 자료 말이야."


나는 나를 걱정해 주는 따뜻한 친구가 고마워 희망차게 말했다.


"그럼 책은 구매는 어떻게 하는 거야?"


뭔가 우리의 대화는 도돌이표가 되는 중이다.


"그니까 일단은 유통부터 하면 되지 않을까?"


친구와 나는 계속 도돌이표 대화를 하다가 책 구매는 유통부터 하고 나중에 다시 얘기해 보기로 했다. 웃으며 손을 흔들고 헤어지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나는 힘을 좀 내도 좋을 것 같다.


'그래. 일단 컴퓨터를 켜고... 할 수 있는 항목만 그냥 써보지, 뭐."


그렇게 나는 용기를 내어 <책 소개> 부분과 <저자 소개> 부분을 한 번 작성해보았다.


<책 소개>


"제가 말을 탄다고요?"


평생 말을 타볼 거란 생각은 해본 적도 없는 내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말 타는 날들'

승마는 귀족 스포츠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배워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당신이 평소 궁금하지 않던 아슬아슬한 승마 에세이 드디어 출간!


이 책은 승마에 대해 그동안 생각했던 이미지를 과감히 깨부숴 준다. 운동에 자신 있던 내게 엄청난 좌절감을 안겨준 무서운 승마 이야기.


달리는 말의 고삐를 잡고 말을 제대로 리드하기 위해서는 기수가 강해져야 한다는 데...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을까? 진정 강한 것이란 무엇인지를...?


이 책은 말을 타면서 느낀 '강인함'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제시한다.


<저자 소개>


제주에서 관광을 전공했습니다. 여행과 삶에 관련한 글을 씁니다. 제주를 사랑하고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행복해지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내일은 꼭 해가 떴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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