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네가 왜 거기서 나와?>를 쓰기 시작한 지도 어느새 일 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삼의악 오름에서 노루를 만나고 평소 느끼지 못한 것들을 느꼈던 저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담아 한 편의 짧은 글을 완성했습니다. 그때 저는 그 이야기가 이렇게 책으로 발행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생태 전문가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태에 대한 글을 쓴다는 건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 책에는 생태에 대한 깊은 지식은 없지만, 저 역시도 자연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게 처음 나타나 준 노루는 그때 저에게 무슨 말을 건네고 싶었을까요?
그 만남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어쩌면 저의 운명을 바꾸는 큰 사건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졌으니 말이죠.
다시 그날로 돌아가 노루를 만난다면 저는 내가 길을 비켜줄 테니 너무 무서워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어요. 그 산은 노루가 편하게 놀아야 하는 산이니까요.
저는 비록 무명의 작가이지만, 이 글을 읽어주시는 많은 독자 여러분들이 잠시나마 자연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신다면 진심으로 행복할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는 잠시의 만족감을 위해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요구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요. 아직 늦지 않았다면 함께 자연을 탐험하며 사는 삶을 꿈꾸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길을 걷다가 독자 여러분을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