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가제본 인쇄 도전기

by 김용희

'당신만의 책 만들기' 수업도 어느새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오늘 그동안 만든 책을 잘 마무리해서 가제본 주문을 넣어보기로 했다. 나는 원고를 꼼꼼히 수정한 후 최종 파일을 만들었다. 인쇄소에 출력 주문을 넣기 위해서는 준비된 원고를 표지와 내지 각각의 PDF로 만들어야 했다. 소라빵 선생님은 이 작업을 어떻게 하면 되는 지를 알려주셨다.


또한 지금은 정말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당시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책은 어떤 인쇄소에 맡기느냐에 따라 최종비용이 달라지고, 판형과 종이 재질, 인쇄 부수를 어떻게 설정하는지에 따라 비용이 또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소라빵 선생님은 오늘 수업에서 책을 인쇄할 수 있는 유명한 인터넷 인쇄소 두 군데를 비교해 가면서 인쇄 견적 내는 법과 인쇄 주문을 넣는 법도 상세히 알려주셨다.


"독립출판물을 인쇄하실 때 종이 선택이 좀 헷갈리실 수도 있는데요. 표지는 보통 스노우지 250g을 많이 선택하고, 내지는 미색 모조지 100g을 많이 사용합니다. 종이를 어떤 재질로 주문하느냐에 따라 책 두께 즉 책등 사이즈가 달라져서 책 표지 디자인을 계속 수정해야 하니까 최종 선택을 하실 때는 결정을 하신 후에 표지의 마지막 수정을 진행해 주세요."


인디자인으로 책 표지를 작업하면 책 표지의 앞날개, 앞표지, 책등, 뒤표지, 그리고 뒤날개까지 해서 총 다섯 면을 하나의 스프레드로 디자인한다. 이때 책 두께가 변경되어 중간에 있는 책등 사이즈가 바뀌면 전체 표지의 가로 길이가 바뀌게 돼서 이에 맞게 표지를 계속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책을 완성하신 분들은 이번 주에 가제본 주문을 넣으면, 아마 마지막 수업에서 다 같이 여러분이 만든 책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늦어도 화요일까지 주문 넣으시면 넉넉하게 토요일에는 받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나는 소라빵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집에 가서 종이 재질을 고민한 후, 화요일까지는 가제본 인쇄주문을 꼭 넣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집에 와서 혼자 수업 시간에 배운 대로 인쇄 주문을 넣어보려 하니, 종이 선택은 정말 어려웠다. 종이는 모조지, 아르떼, 몽블랑, 스노우지 등 선택해야 할 게 정말 많았다. 문제는 내가 이 종이들이 어떤 질감인지 모른다는 것과 내 책과 어떤 종이가 어울릴지는 더더욱 모르며, 실제로 인쇄했을 때 어떤 느낌이 날지는 죽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80g, 100g, 120g 등 종이의 무게 선택도 이게 무슨 말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와,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진짜 어찌해야 하지?'


일단 나는 블로그 검색을 해봤다. 하지만 인쇄 종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 게시물은 많지 않았다. 샅샅이 찾아본 결과 사진이 많은 책은 백색 모조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집에 있던 일러스트 책도 살펴보니, 대략 백색 종이에 인쇄된 책이 많았다. 드디어 나는 마음의 결정을 했다.


'일단은 선생님께서 많이 사용한다고 했던 종이로 선택해서 표지는 스노우지 250g, 내지는 백색 모조 100g으로 인쇄를 넣어봐야겠다.'


책을 50권이나 100권 등 대량으로 주문 넣을 때는 한 권당 가격이 떨어지는 데, 내가 선택한 인쇄소는 한 권을 인쇄하는 데 배송비까지 약 5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 비용 맞는 것임? 한 권을 출력하는 데 5만 원이라니?'


나는 진심 깜짝 놀랐다. 내가 만든 책은 내지가 대략 160장 정도여서 두께가 좀 두꺼운 것도 있었지만, 가제본은 한 번만 찍어서는 디자인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어떤 분은 27번 찍은 적도 있다고 하시던데... 나는 현실적으로 비용이 부담되어 앞으로 가제본을 출력할 때 신중해지기로 했다.


나중에 같이 수업 듣던 어떤 분은 다른 사이트에서 한 권에 3만 원 정도에 더 좋은 재질의 가제본을 인쇄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분이 선택한 사이트는 오히려 50권~100권의 대량 인쇄를 하는 경우에는 권당 비용이 더 비쌌다. 나는 가제본은 본 출력을 위해 한 번 출력해 보는 것이라는 생각에 실제 본 출력 할 인쇄소를 처음부터 선택한 것이었는데... 만약 어떤 사람이 아직 콘셉트와 느낌을 확정하지 못해서 가제본을 여러 번 출력해 봐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비용이 더 저렴한 사이트에서 주문하다가 본 출력은 자신이 선택한 인쇄소에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책을 만들다 알게 된 사실은 내가 거래한 인쇄소는 교정 출력 제도가 있었다. 교정 출력은 2부를 제작하여 1부는 나에게, 1부는 인쇄소에서 보관하는 것으로 50권 이상 대량 인쇄 제작 시 인쇄소에 보관 중인 1부를 기준으로 색 맞춤을 진행해 주는 것이다. 이때 교정 출력 비용은 포인트로 다시 적립해 주기도 한다고 했다. 모든 인쇄소에 이 제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자신이 관심 있는 인쇄소가 있다면 홈페이지를 찾아본다거나 고객센터로 한번 문의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근데, 나 사은품도 만들어야 하나?'


보통 독립출판물은 사은품을 많이 주신다고 들었다. 북페어에 가서 책을 구매했을 때를 떠올려 보니 많은 분들이 책 구매 시 엽서를 사은품으로 주셨다. 그래서 나도 가제본을 주문하면서 같이 주문해 보기로 했다.


나는 인터넷 인쇄소의 이런저런 게시판을 살펴보다가 지난 수업 시간 표지 만들기를 할 때 옆에서 구경하던 어떤 분의 말씀이 문득 생각났다. 내 일러스트로 책갈피를 만들어 봐도 예쁘겠다고 하신 말... 그래서 나는 인쇄소에서 혹시 책갈피도 만들어 주는 지를 확인해 보았지만, 책갈피는 요즘 많이 안 만드는지 구매옵션에 따로 없어서 그냥 그분이 예쁘다고 하셨던 수채화 일러스트를 엽서로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 인쇄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엽서는 최소 주문 수량이 4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4가지 엽서 디자인을 고심하기 시작했다. 책의 콘셉트를 반영하여 달팽이 사진과 시 1장, 수채화 그림엽서 1장, 노루 일러스트와 컬러링 선 엽서 1장, 한라산 그림엽서 1장 총 4장을 스노우지 200g에 인쇄하기로 했다.


'아... 힘들었다.'


나는 어렵게 주문을 마치고, 샘플이 다음 월요일 수업 전까지 잘 도착하길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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