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신만의 책 만들기' 수업이 끝나갈 때쯤 소라빵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용희 님, 요즘에는 글쓰기 플랫폼에 글도 많이 올려요. 용희 님도 한 번 도전해 보는 게 어때요?"
"글쓰기 플랫폼이요?"
"네. 그리 어렵지 않아요. 용희 님도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선생님께서는 글쓰기 플랫폼을 사용하면 매일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어떤 글쓰기 플랫폼에서는 글을 오랫동안 쓰지 않으면 알람도 보내주기 때문에 아무래도 강제적(?)으로 글을 쓰게 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하셨다.
'글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들었지만, 사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간다는 게 마음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만나면 원고를 보면서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데... 온라인에서도 과연 그럴까? 이 점이 아무래도 내가 머뭇거리게 되었던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나는 종종 원고를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과 만났다. 원고를 보여주면 사람들은 내 원고를 보지만 나는 그분들을 보게 된다. 누구나 저마다 익숙한 방식으로 반응하겠지만, 아무래도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예술가들과 만나는 시간을 즐겼던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항상 티가 난다. 먼저, 두꺼운 원고에 부담이 없고, 웃는 얼굴로 정성스레 글을 읽는다. 글에 대한 경험이 많다 보니 뭐든지 빠르게 읽어나가면서 내게 필요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나는 그분들의 빠른 속도와 꼼꼼함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부터 책을 좋아했는지 그들의 인생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
나는 예술가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한다. 예술가분들은 책을 좋아하는 분들과는 또 성향이 다른 것 같다.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서일까?
간혹 내가 실수한 부분이 있어 조언하고자 할 때도 가급적 마음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피드백을 주신다. 부정적 에너지는 예술가의 영감을 막을 수 있어서 인지 마음이 통하는 예술가분들께 존중받고 배려받는 자리가 내게 몹시도 소중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관계를 뒤로 하고 오프라인 글쓰기에서 온라인 글쓰기로 넘어간다는 게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렇게 머뭇거리던 어느 날. 친한 언니가 내게 용기를 주셨다.
"용희 씨, 용희 씨도 글쓰기 플랫폼 이용 한 번 해보세요. 사람들은 어려운 줄 알지만 사실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렇지 않아도 저희 책 선생님께서 한번 이용해 보라고 하셨었는데... 저는 엄두가 안 나서 아직 시작 못하고 있어요."
"한 번 해보세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저도 종종 글을 쓰고 있는데, 저는 조금 느리게 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천천히 하려고 하지만요..."
"저는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데... 사용하기 어렵진 않아요?"
"저는 쓰기 어렵지 않던데요? 용희 씨도 금방 할 수 있을 거예요. 일단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나는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주변 사람들이 자꾸 내게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해 보라고 권유하는 게 뭔가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반복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게 운명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던데... 이쯤 되면 나도 용기를 좀 내봐야 하는 것 아닐까?
나는 생각을 좀 해보다 그냥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어차피 그간 정리해 놓은 원고는 있었고, 프린트를 들고 다니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대중에게 공개하나 방식의 차이일 뿐 결과에서 특별한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공개한 원고를 독립출판으로 출판해도 상관없는 건가?'
나는 시작하기에 앞서 전자책과 종이책의 관계, 글쓰기 플랫폼과 독립출판의 관계가 궁금했다. 아무래도 출판업계를 잘 모르니 글을 올리기 전에 소라빵 선생님께 한 번 여쭤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혹시 지금 쓰고 있는 글쓰기 플랫폼에 올려도 되는 건가요? 아니면 온라인 플랫폼에는 지금 쓰는 책 말고 새로운 내용을 글쓰기 플랫폼에 올려야 하는 건가요?"
"그건 관계없을 거예요. 사람들은 글쓰기 플랫폼에 쓴 걸 모아서 독립출판 하기도 하니까요."
"아... 그렇군요."
'그래, 뭐. 그럼 한 번 해보자. 원고를 한글파일로 묵혀두면 뭐 하겠어? 과감히 공개하다 보면 뭔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도 모르잖아?'
나는 온라인 플랫폼에 가입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내가 사용하고자 했던 온라인 플랫폼은 글을 공개하기 위해서 자체 심사를 거친 작가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다른 채널의 SNS는 사용하지 않아 해당 플랫폼에 올린 게시판 글만으로 심사를 받기로 했다. 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몰라서 떨리긴 했지만... 되든 안되든 크게 실망하지 않기로 했디. 사실 나는 온라인 플랫폼이 꽤 쓰기 편하단 사실에 많은 위안을 얻었다.
'뭐, 여기서 작가가 될지 안 될지는 몰라도 글을 쓰면서 맞춤법 검사도 할 수 있고 하니 시간도 절약되고 글 쓰기도 편하네.'
또 다른 좋은 점은 글 한 편을 쓰면 원고가 하나 완성된다는 것이었다.
‘여기 좋은데?’
나는 금요일 저녁에 온라인 플랫폼을 시작했기 때문에 주말이 지나 봐야 심사 결과를 알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주말은 그냥 마음 편히 지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