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노꼬메 오름의 말

#5 이 맛에 정상에 오는구나

by 김용희

조금 올라가니 360° 탁 트인 능선과 함께 한라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큰 노꼬메 오름이 높아 발아래로 벚꽃이 한 창 피어 있었고 까마귀가 내 발 밑으로 날아다녔다.


"여기 뭐야. 이 맛에 정상까지 오는 건가?"

이곳은 용기를 잃고 좌절에 빠진 사람들이 한 번씩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도시와 오름들이 한눈에 다 내려다 보였고 새들도 발 밑으로 날아다녔기 때문이다. 이곳에 우뚝 서면 나도 세상에 좀 더 우뚝 설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주변 사진을 찍으며 정상으로 더 올라갔다.


아까 만났던 <단란한 가족> 팀은 벌써 정상을 살펴보고 내려가는 중이었다.

"포기하고 가신 줄 알았어요. 결국 오셨네요."

내가 한참 동안 올라오지 못하자 그냥 내려갔다 보다 생각한 것 같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 정상은 보고 가야죠."

좀 전에 애가 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정상에 섰다는 여유로움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정상에는 표지판이 많았고 친절하게 정상에서 볼 수 있는 봉우리들의 주변경관의 이름이 적혀있어 좋았다.

'큰 바리메, 비양도, 노로오름, 다래오름 등'


'오늘 그래도 오길 잘했네.'


나는 정상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가다 보면 좋을 결과가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얻고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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