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노꼬메 오름의 꿩
노꼬메 오름을 내려오는 동안 여러 새를 봤지만 제대로 사진을 찍은 건 까마귀 밖에 없었다. 시내권 새와는 다르게 산 새들이 너무 빨라 도저히 찍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거의 입구 쪽으로 다 내려온 나는 본능적으로 꿩의 움직임을 느꼈다.
놀란 꿩은 나를 힐끗 보더니 사람이 다니는 길을 가로질러 풀 숲으로 들어갔다. 이곳 꿩도 제주 시내권 꿩들보다 움직임이 훨씬 빨랐지만 꿩답게 풀 숲에서도 자신이 있다는 티는 팍팍 냈다. 길 위에 있었지만 아래쪽 풀 숲에서 타닥타닥 두 다리로 뛰어다니는 꿩의 움직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숲으로 들어가면 곧 꿩을 찍을 수 있는 것만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곳에서 정말 풀 숲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윽고 입구를 빠져나와 큰 들판을 만났다.
'이런 곳에 주로 꿩이 있잖아.'
본능적으로 이런 들판은 꿩이 많이 나오는 곳이란 느낌을 받은 나는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정말 꿩이 있었다.
'뭐야, 진짜 있잖아.'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사진을 찍었지만 꿩은 아주 작게 나오고 말았다.
'이번에도 꿩은 무지 빨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