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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니보이 Mar 27. 2022

망산 가는 길

연분홍 봄바람에 

하늘하늘 밀려서

가려다 또 멈추어 

뒤돌아 보았더니 

가만히 웃고서 있는 

천하 일경 거제 망산.


한 발짝 한걸음 

쉬지 않고 쌓인 길에 

오르면 당겨 주고 

가려면 손내밀어

벗이여, 지치지 말게 

벗이여, 같이 가세.


 스케쥴 조정으로 금요일 오전 오후가 오롯이 비어 무얼 할까 생각하다 망산으로 향했다. 

저구항 근처 문 닫은 주유소 앞에 차를 세우고 거제 망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두 시간 삼십 분이면 넉넉할 거란 얘기에 시계를 보아가며 오르면, 

다시 시작하는 봉우리 하나, 다 왔다 싶으면 또 보이는 봉우리 하나 더. 

봉우리를 세 개나 넘고 나서야 산을 내려 올 수 있었다. 

친구가 얘기해 준 두 시간 삼십 분 보다 십오 분이 더 걸린 산행. 

뛰다시피 했는데도 그리 걸렸으니 나이가 들어서인지, 체력이 부족해선 인지는 모르겠지만 

땀 흘리며 오른 봉우리 곳곳에 숨어 있던 진달래 무리를 본 것으로 족하다. 

망산 가는 길

산에서 만난 진달래


반대편 동네인 명사로 내려와서 차 세워둔 곳으로 가려고 택시를 불렀으나 

한참을 기다려도 답이 없어 터벅터벅 걷다가 달리는 차에 손을 들길 두어 번, 

부산에서 이사 왔다는 마음씨 좋은 가족의 차를 얻어타고는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친구 김 원장이 알려준 바람의 언덕 근처 식당에서 바다향 듬뿍 묻은 성게 비빔밥으로 점심을 하고 

투썸플레이스에서 달콤한 카페라테 한잔. 


거제도 해수온천에서 몸을 녹이며 보낸 백수같은 나른한 오후.

천하일경 거제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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