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 기도회 _ 코로나와 함께한 날에
아침 밥알 톡톡 넘어가는 소리 목덜미 타고 정수리 앉았다
사무실 문 삐걱 무겁게 열어 느린 발걸음 디디다
서늘한 헛손질에 뜨거운 이마 스쳤다
매서운 면류관 쓴 왕 노릇 하던 이 몇 년 만에 닿았다
지 천명(知 天命), 부지 천명(不知 天命).
바늘 자국 몇 번 늘어진 몸 뉘었다
화롯불 껴안고 자잘한 가시덤불 따라 걷다
발끝 허공에 흩뿌려 숲 너머 짚었다
불기둥 타올라 무딘 발 힘주고 할퀸 두 손 꽉 쥐어 당기다
시커먼 소리 훑어 묻어난 핏자국 꺼뭇꺼뭇 타고 올랐다
떨궈도 따라붙는 암흑 덩어리.
밤새운 빛 하나 어둔 커튼 밀쳐내고 부지런한 아내 더운밥 차렸다
식은땀 묻은 젓가락 고마운 밥알 몇은 울었다.
기도하는 아침(코로나 이전 따스한 어느날 아침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