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쪽 벽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푸른 풍경,
통영 ‘장치길 화가’의 ‘홍포 가는길’.
거제 망산쯤에서 보이는 남해바다 위로 멀리 보이는 장사도 풍경이 아스라하다.
그 아래로 흑백 사진 한 장,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
부산시립미술관에 이우환화백의 ‘SPACE’를 보러 갔다 뮤지엄샵에서 구입하였는데,
우아하게 생긴 여주인이 부산과 서울 몇군데 샵에서만 살 수 있다는 얘기에 덜컥 샀는데 음,
인터넷 검색해보니 삼만원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그래도 아랫쪽에 보이는 일인용 다기
에 차를 마시며 보고 있으면 한적한 시골 마을들판의 촌부가 된다.
고개를 들면 그 옆으로 많은 헐벗은 여인들이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통영, 이제는 돌아가셨지만, 전혁림 화백의 누드화들을 묶어 타일에 구운 것이다.
그 옆으로 보면 너무도 유명한 한 여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다 먹지도 못하면서도 베어문 그 한 입. 그 놈의 한입만, 한번만 !
디즈니사의 포스트로 포스트가격보다 액자값이 더 비싸지만 저 여인과 배경색이 참 맘에 든다.
이제 창쪽으로 돌아서면 고풍스러운 부채하나가 액자에 들어 있다.
잘 보이진 않지만 ‘종이와 대나무가 잘 얽혀(결혼하여) 맑은 바람을 일으킨다”는 정도의 글귀
가 적혀 있다. 조선 통제영에서 운영한 십이공방 가운데 선자방扇子房에서 부채를 만들었는데
그 부채가 전승된 것이다.
보고 있노라면 시원한 바람이 이마 한 편에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다.
조금더 오른쪽을 보면 졸업 기념 동판이 있고, 그 옆으로 멀리 창원에서 진료받으러오는 환자 보호자가 추석이라고 선물한 꽃바구니가 있고 돌아서면 벽면에 그림 둘이 자리 잡고 있다.
하나는 입원했던 아이가 그려준 초상화 한점. 그림값으로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사 주고서야
받을 수 있었다.
그옆으로 둘째 딸아이가 그려준 겨울왕국의 엘사가 아직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시간이 가장 많이 담겨 있는 이 공간을 무엇으로 또 무슨생각으로 채워 나가야 할까?
* 몇 해 전 배치라 지금과 다르지만 기록이기에 남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