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무척산의 하늘벽이란 이름의 바위에 다녀왔다.
높진 않지만 오르다 떨어지고 올라가다 미끄러지길 몇 번 결국, 정상을 터치하고 내려왔다.
손이 거칠어지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는 운동이지만 또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해 지하 암장 천정을 보며
얼마나 하면 저기 매달릴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몇 년 전 노트에서 발견한 짧은 글귀,
회사 근처 대기업의 클라이밍 동호회에 가입하여 실내 암장에서 매달리고
공설 운동장 옆 인공 암벽에 오르내리길 한 이 년 열심히 하였다.
거친 손
흐린 날씨 탓에 왠지 몸이 무겁게 느껴진 그 날,
실내 암장에서 홀드를 세게 잡아당기는 순간 어디서 벼락 치듯 '뚝' 하는 소리가
좁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왼손 네 번째 손가락 끝마디가 나의 체중에 보태진
작은 욕심을 견디지 못하고 뚝 하며 부러진 것이다.
가까운 정형외과에 손가락 기브스를 하고 한동안 걷기만 하였다. 그나마 왼손이었기에
다행이었지 오른손이었으면, 생각만 하여도 아찔하였다.
아픈 손가락 때문에 몇주 쉰다고 한게 몇년이 되었다.
어리석은 욕심 때문에 잃고 싶지 않은 걸 잃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딸아이가 그려준 나만의 헬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