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텔카스텐 6
밤 열한 시까지 근무하는 힘 빠진 저녁 무렵. 익숙한 얼굴이 파란 문을 열고 들어섰다. 젖먹이 때부터 사 년을 내게만 진료받고 있는 귀여운 꼬마. 제법 큰아이 태가 나는 아인이는 두 손을 펴더니 무언가를 건넸다. 편지봉투나 상품 포장지에 붙일 법한 스티커가 얼굴을 빼곡 내밀었다. 파란색 바탕에 하얀 글귀. 단순한 글귀에 마음이 복잡하게 일렁였다. 토요일 여섯 시, 일요일 여섯 시, 화요일 밤 열한 시까지 일하느라 몸도 마음도 쪼그라든 저녁. 아인이는 나에게 힘내라며 마법의 기운을 주고 갔다. 마지막으로 들었던 때가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한 말 한마디. ‘행운을 빌어요.’ 어린 아인이도, 나이 든 나도 Good Luck! Good Luck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