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는 늘 웃으면서 말을 붙였다.
무슨 일이든 전부 해결할 듯이 얘기하여 다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자기가 챙겨야 될 것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자기 주머니에 넣으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팀으로 나눠 젠가 게임을 하면 자기 차례가 왔을 때 쌓아놓은 나무토막을 조심스레 빼내는 것이 아니라
제일 아랫부분의 토막을 빼내서는 호주머니에 넣고 돌아서는
자기만의 게임의 법칙을 가진 사람이 바로 그였다.
K가 웃을 때는 무엇인가 부족하거나 또는 욕구불만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둔다고 했다.
꿈을 찾아서 가는 그에게 모두들 박수를 치며 아쉬운 환송을 했다.
그러나 그의 계산기가 촘촘히 작동하여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해내지도 못했던
회사의 취업규칙 행간에 숨어 있는 공간을 들이밀며 청구서를 내밀었다.
누구는 그것이 맞다, 어떤 이는 맞지 않다고 하며 불편한 애씀들로 채워진 날들이 지나갔다.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떠났고 남은 이들은 두 부류, 아니 세 부류의 생각들을 가진채
상처를 조금씩 메꿔 나갔다. 사람이 셋만 모여도 편이 나눠져 이익이든 명분이든
둘 중 한 가지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다툼이 생겨 상처를 남긴다.
나뭇잎이 떨어지면 그 자리엔 코르크 조직이 상처를 아물게 하여 다음 해 봄 새롭고 건강한 줄기와 이파리가 자라는 것처럼 서로의 유대가 코르크 조직처럼 단단해져 발전을 이룰 수도 있지만,
동인과 서인으로 나눠 붕당을 위한 정치 때문에 조선이란 나라가 전쟁을 치른 후
치유가 힘든 상처를 남겨 쇠퇴해진 것과 같은 일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선배는 팀워크를 위해서 이해하고 이번만 넘어가자고 등을 두드렸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다툼 이후 지금까지 분노가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다음을 위해 손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되나?
새로운 가지를 싹 틔우는 그런 사람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