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있는 일요일 근무,
한 달에 한 번이라지만 열두 번이면 일 년을 흘러가게 만들어 버리는 가혹한 녀석이다.
한 시에 끝나는 일이지만 그 시간이면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엔 애매한 시간이라
햄버거집을 하는 친한 형님께 햄버거 하나 콜라 하나 받아들고 사십 분 정도 걸리는 통영 미륵산으로 달렸다.
케이블카를 타는 매표소에서 표를 하나 사서 각자 삶의 쉼표 하나씩 들고 서 있는 행렬 끄트머리에 서서
내 차례가 오길 기다렸다. 몇몇씩 나누는 즐거운 이야기 토막들을 비집고 혼자 앉아 창밖을 내다보니
남도의 바다 풍경이 푸르르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나무 계단을 밟고 밟아 도달한 미륵산 정상,
올망졸망 작은 섬들이 공기놀이하다 흩어지는 공깃돌 마냥 뚝뚝 떨어져 있는 모양이
창조주가 놀다 해가 져서 챙겨 가는 걸 잊어버린것 같다.
바람 따라 둘러보다 한 시간 남짓 걸리는 하산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평소 가는 용화사길 보다 덜 가파르고 짧은 미래사 쪽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산길 귀퉁이 쌓여 있는 돌무더기 위 갈망들에 나의 작은 소망하나 올려놓고 내딛는 가벼운 발걸음. 들려오는 이름 모를 새소리에 마음 또한 흥겹다.
하나 더 보탠 소망 하나
터벅터벅 걸어 굽이굽이 넘어 도착한 영운리 일운마을.
시골버스 타고 출발점으로 가고 있는 순간.
인생도 원웨이라는걸 새삼스레 일깨워준 통영 미륵산행 편도티켓을 다시 보았다.
편도티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