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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예 Jan 13. 2021

좋아했던 여행의 순간들

수요일의 f; 숲

라오스에서 엄마, 아빠, 동생이랑 같이 밤에 나와서 

라오스 편의점 가서 아이스크림 샀을 때. 


아이스크림 사서 편의점 의자에 같이 쪼르륵 앉아서 

숟가락으로 퍼먹으면서 웃었을 때. 


아이스크림 먹고 숙소 가는 길에 있는 초콜렛 들어간 

또띠아 같은 걸 먹을까 말까하다가 샀는데. 


만드는 아저씨가 행주로 막 여기저기 닦고 요리도 하고 경악해서 서로 쳐다보면서 몰래 웃었을 때. 



또 라오스에서 엄마, 아빠, 동생, 남동생이랑 물 놀이 패키지 하고 음식 있는 야외 테이블에 앉았을 때.


반미 바게트에 고기 담고 채소 담고 

내꺼가 더 맛있다고 서로 떠들었을 때. 


나는 엄청 아팠는데, 어깨 팔 욱신거리고 

생리통 때문에 너무 아팠는데 

너무 행복해서 그리운 기억만 남았다. 




런던행 비행기가 열 몇 시간 만에 

런던 땅에 내렸을 때. 


창문으로 보이는 내 인생 첫 외국이 보였을 때.

말랑말랑한 그 기분. 



축덕 시절, 웸블리로 가는 전철 안. 

시골 풍경 연속인데 너무 설렜던 때. 




프라하에서 친구랑 동행 언니랑 

저녁 먹고 버스 타러 가는데 

다리 위에서 해가 내려 앉고 있을 때. 

감격스러운 잊지 못할 노을을 만났을 때. 


그 공기가 있다. 

어색하고 낯선데 설레는 그 외국에서의 공기. 




일본 여행 간 가족들 보고 친일파라고 놀리다가 

같이 교토 여행 갔을 때. :D


눈이 이슬비처럼 가늘게 

내렸다 안내렸다를 반복하고 

적당히 추우면서 하늘은 맑은 이상한 날. 


가족이랑 지도로 여기 가자 그 자리에 정해서 

교토의 아기자기한 골목을 나란히 줄서서 걸었을 때. 


아 행복해..............



온천 간다고 같이 전철 타서 시골을 가는데

영화에 나올 거 같은 그 전철도 좋고  

차가 없어서 온천까지 

조잘조잘 수다 떨면서 걷던 순간도 좋다. 


잉 그립다...........




바르셀로나에서 포르투로 넘어갔을 때

소매치기 때문에 두려워하다가 


우버에서 딱 내려 까를교를 바라보는데 

소매치기는 전혀 안 느껴지는 그곳을 느꼈을 때. 



어떤 성을 보고 언덕을 내려오는데 

LP 파는 플리마켓 상점을 발견했을 때. 

주인 아저씨한테 챗 베이커 없냐고 물었을 때. 


한참 서로 말을 못 알아 듣다가 옆에 있던 사람이 

오, 쉣 베이커! 해서 같이 웃었을 때.


그러다 LP 사러 가자고 마음 먹고

두근두근 거리면서 레코드샵에 들어갔을 때. 

친절한 주인 분이 이것 저것 나한테 추천해줬을 때. 


이것도 들어보고 저것도 들어보라고 턴테이블에 LP 넣어서 들려줬을 때. 


그립다........




바르셀로나에서 서점 투어를 해보겠다며 

여행 서점에 갔는데 

천장에 지구본을 발견했을 때의 두근거림.  


좋아했던 여행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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