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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예 Feb 24. 2021

13살의 나

수요일의 f; 숲

13살의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나는 그제서야 구체적으로 세어보았다서울수원부산대구수원. 6 동안 5번의 이동을 거쳤다물론 초등학교도 5군데나 다녔다. " 그래단예 인사해봐."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쭈뼛쭈뼛하게 "... 안녕나는 박단예라고 ." 

6학년 때를 제외하고는 매해 이런 퍼포먼스를 했다주목받는 잠깐의 불편함은 있었으나 그러려니 했다신기하게도 금방 익숙해지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물론 오래된 친구는 없었다


필름이 지나가듯  시절 인생에서 만난 수많은 또래들이 생각난다그중 잊혀지지 않는 아이가 있다. 6학년  만난 같은  여자애다짧은 머리를 꽁지가 빼꼼 나오게 항상 묶어 다녔고 옷은  핑크색 반팔 티였다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여름엔  옷을 교복처럼 입고 가을엔  위에 점퍼를 둘렀던  같다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향이 있다무언가를 태운 장소에서 나는 탄내 냄새가 항상 났다

같은  아이들은  친구를 피했다피하기만 했으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피한다는  제스처를 강하게 뿜어냈다가끔은 모욕적인 말도 던졌다 친구는 혼자였다나라고 다가갔을까아니다안타깝지만 다가가지 못했다물론 모욕적인 말도 제스처도 하지 않았다그냥 모른 체했다정말 필요에 의해 가끔 이야기했고 길게 이야기하면 다른 애들도 나를 어떻게 할까 싶어 짧게 대화하고 말았다

어느  짝꿍이 되었다아직도 기억난다티비 바로  6 모둠 자리에  친구랑 나머지 남자 애들 4 이렇게 앉았다여름쯤이었나솔직히 짝꿍이 되자 멈칫하긴 했다다른 것보다  심한 탄내를 가까이서 매일 맡아야 한다는 생각에 살짝 앞이 캄캄해졌다그래도 티는 내고 싶진 않았다그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숨은 살짝 참았다말을 걸었다. 13살의 내가 친구에게 말을 건네는  나름의  용기였다사람에게 사람이 말을 건네는  망설여지고 겁나는 이런 마음 자체는 비겁하다하지만 그때의 일은 교탁 앞에 서서 나를 소개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의미로 떨리는 일이었다다른 애들이 보면 어떡하지라는 마음과 누구를 따돌리는 사람은 되지 말자라는 마음이 공존했다그래도 매일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조잘조잘 떠들고 하하 호호 웃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다른 애들이 장난치면  애도 같이   있게 말하곤 했다

다른 짝꿍으로 바뀌고 사실 처음으로 돌아갔다필요에 의해 가끔 말하던 때로 말이다시간이 지나고 모든  친구들이 줄을 서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아이 앞에 있던  친구가 너무나도 티를 내며  친구를 피했다그리고  장면을 선생님이 생생히 목격했다선생님은 이미 알고 있었을 거다 얘기 없던 선생님이 모욕감을 잔뜩 주며 피한  친구를 장면을 보자 화를 내셨다크게 소리치셨다 걔를 피하냐고 그렇게 행동하냐고

우리 반은 비상사태에 돌입했다선생님은 속수무책으로 아니 자신을 피하는  환경이 너무나 익숙해진 채로 살던  아이를 데리고 나가셨다그리고 오랫동안 이야기 나눴다 친구는 집에 갔고 남은  애들을 데리고 이야기하셨다솔직히 어떤 얘기를 했는지 2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은 기억이   난다근데  얘기만 기억난다. "짝이었던   명만 자기한테  걸고 잘해줬다고 하더라."

 얘기를 듣고 나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같은 모둠이었던 다른 애가 그 아이 나라고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기 전까진 말이다



요즘 매일 뉴스가 뜬다검색어에는 유명인 이름이 나오고클릭해보면 대부분이 그들의 과거 얘기다충격적이기도 하고 혀를 끌끌 차며  저렇게 살았냐며 사람들과 욕한다점심 때였다어떤 가수가 학교 폭력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주제가 나왔다누군가 각자에게 어떤 학생이었냐며 물었다혹시 일진 아니었냐며 농담 삼아 말하다  차례가 되자 나는 얌체 같이 나는 따돌림 당하는 친구 챙겨주는 애였다고 말해버렸다물론 장난식으로 말이다그러고 말을 바꿨다. "솔직히  정도는 아니었고 나쁜 짓은 안하고 살았어요." 그러다  며칠 걔가 생각났다

13살의 나는 그랬지, 11살의 나는 누군가에게 따돌림받기도 했어사투리  쓴다고 은근 슬쩍 따돌릴 오해받는 일은   생기는지 너무 속상해서 학원이 끝난  늦은 저녁에 어린애가 집에  들어가고  앞에서 펑펑 울었다. 14살의 나는 무서운 일진 애들이 같은  남자애를  때리는데 아무것도 못했다. 10살의 나는 선생님이아니 선생이라는 사람이  어린 애를 자기 마음에  든다고 던지듯이 때렸는데 온몸이 굳었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사람 말을 따라버렸어. 18살의 나는 어떤 애를 보고 특이한 애라고 친구들이 뒤에서 따라 하며 놀리는데 같이 웃고 말았다

그때 걔는 어땠을까누군가에게 맞던 잊지 못할 폭력으로 서른에도 충격을 갖고 있을 나를 따돌렸던 , 놀림을 받던 애후회한다미워한다미안하다


각자의 필름  지울  없는 씬으로 남아있을  장면,  씬의 주인공이었던 피해 받았던 애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넘쳐나는 기사와 피해 받은 날들을 호소하고 고백하는 사람들. 모든 이야기가 가짜였으면 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일이라 만일 사실이라면 가해자들이  벌받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어렸어도 그건 중요하지 않다.

'OO 살의 ' 적어보라는  쓰기 주제에 나는 많은 폭력의 장면 , 선한 사람이었다고 믿는 13살의 나를 떠올렸다. 어이없게도 그때 나는 이런 행동을 했다며 2-3 어떤 사람들에게 말했던  같다. 다른 장면  선하지 못했던 나는 잊어버리고 말이다

나의 13살은 그랬다. 나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는  친구의 13살은 어땠을까. 그저 어딘가에서  살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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