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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예 Nov 13. 2020

안 맞던 치마가 맞는다.

수요일의 f; 숲

"무슨 일이야. 미쳤어. 들어갔어."

아침의 일이다. '약속 있으니까 오늘은  다르게 입어볼까?' 장롱을 열었다. 바지도   입고 저번에  치마도 입어보고 그래도  옷엔 짧은  어울릴  같은데. 뒤져봤다.   전에 입던 짧은 치마. 그냥 어울리나 한번 보자. 하면서  발을 넣었다. 예전에도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

그리고 허벅지를 넘어가고 골반을 지난다. 살짝 걸려도  그래도  수월해졌는데? 하면서 지퍼를 잠가본다. 여기서부터가 관건이다.  년간 지속한 실패 구간이다. 숨을 ! 참고 지퍼를 올린다.  .

오잉?

 올라갔어? 아닌데 종료 2/3 지점에서 막혀야 하는데? 전신 거울을 보고 뒤를 돌아서 정녕  올라간 것인지 확인했다.

"미쳤어. 미쳤어." 육성으로 나왔다. 문이 닫힌  사실이었다! :)

요리 보고 조리 보고 뒤를 돌았다, 앞을 봤다가 믿기지 않아서 여러  만져봤다.

... 3    같다.  치마를 입고 밖을 나간 것이.

마지막은 면접 때였다. 회사를 그만두고  면접을 보게  직장이 있었다. 나름 나에겐 꿈의 직장이었고 최종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서 복잡미묘한 심정으로 준비했다. 하필 그땐 폭풍 같은 12월을 보냈고  폭풍을 먹는 거로 풀었던 때였다. 정말로  살이 쪘고 맞는 치마는 없고 자신감은 폭풍 하락했다.  치마를 아주 힘겹게 입고 자켓으로 가린  면접을 봤다.

그게  옷과의 마지막 외출이었다.

아주 살짝 셔링이 들어간  검정 짧은 치마가 가끔 아른거려 꺼내어 보았다. 블랙 스커트라 어디에나  어울려서 코디  때마다 이번엔 맞을까 하면서 혹은 언젠간 맞을까 하면서 종종 찾았다.

그리고 오늘 함께 나갔다.  밖을 나와서 회사까지 가는 길이 정말 신났다.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살랑살랑한 노래를 듣고 미소를 머금고 행복해...  하면서 걸었다. 현실은 추운 초겨울,  앞은 시끄럽게 공사 .

많이 쪘다. 현실 부정기를 겪었다.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다. 거울  나를 외면했다.  모습으로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은 내가 원래 이런  알겠지? 하면서 그냥 씁쓸해도 넘어갈  있었다. 하지만 예전의 나를 아는 사람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암흑기를 눈으로 확실하게 각인시켜주는  같아, 왠지  자존심이 상하고 슬펐다.

우울했다. 인정한다. 그때  내가 우울하지 않다고 했지만.  우울한  맞았다.  모든 스토리를 아는 친한 몇몇 지인만 만났다. 동굴 속에 있었다. 바닥이  체력을 키운다고 아주 소극적으로 조금씩 운동하기 시작했다.

어느  단체 사진을 찍은 날이 있었다. 충격적이었다. 알기는 알았다. 하지만  정도인 줄은...:D

런데이를 시작했다. 4개월 정도 일주일에 3번씩 뛰었다. 물론  주도 있다. 그래도 그런 주간은 거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간헐적 단식을 간헐적으로 했다.

다양한 다이어트를  결과,  먹는   줄이는 방법을 하면 결국 다시 요요로 돌아온다는  배웠다. 운동을 많이 하는  택했다. 체력 문제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운동이 우선이었다. 홈트도 했다. 작년 가을부터 런데이  하는 날은 유튜브를 보면서 했다. 아주 미세하게 빠지기 시작했다.

1월부터 회사에 들어갔다. 혼자 살기 시작했고 런데이는 잠시 뒷전이었다. 홈트는 그래도 1주일에 1~2번씩은 했다. 그러다 가끔 아프거나 입맛이  떨어지는 순간에 살이 빠졌고  개월은 유지하면서 지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홈트를 꾸준히 했다.

이사를 하고 방이 넓어져서 새로 매트도 사고 아령도 가져와서 열심히 했다. 먹는  저녁 약속이 없으면 조금 먹거나  먹으려고 노력했다. 대신 점심은 마음대로. 엄마는 운동 많이 하는데 먹는  줄이면  빠지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아니다. 나는 식단을 줄여서 빼면  돌아가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빼야 한다고 믿었다 :D

그리고 작년과 비교해서 8kg 빠졌다. 1년에 8kg 적은 숫자 같지만, 그래도 먹고 싶은  먹으면서 하지만 운동은 꾸준히 하면서  찌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몸무게보다  중요한  근육이 진짜 많이 생겼다. 체력이 정말 늘었다. 물론 지금 풋살 팀에선 체력이 거의 꼴등일지 모른다. :) 그렇지만 2 전쯤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성장한 거다! 사실 언젠가 살과 운동에 대해 쓰고 싶었다. 버라이어티한 변화를 했을  말이다.

살이 찌기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길이 멀다. 그래도! 현재가 훨씬 건강하다.  

치마가 맞은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내년에도 열심히 운동할 나를 위해 남긴다!

근데 오늘   맞는  입어서 그런지 소화가  되는 기분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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