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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아니 Sep 11. 2022

창업은 Start up is 2

The cost of meeting God is only ₩333,000

창업캠프, 창업워크숍이 자주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가장 큰 행사가 이번 포스팅 주제다. 오랜만에 사진첩을 둘러보다 놀란 것이 있는데 내가 속했던 조의 대부분의 대표가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나이대도 정말 다양했다. 창업 열정에 남녀노소가 무의미하다. <Startup is : The cost of meeting God is only ₩333,000>




한 대표님과는 친해져서 내 사주도 봐주셨는데 나는 뒤로 갈수록 운이 계속 좋아진다고 했다. 사랑운도 재물운도. 말만 들어도 좋다. 완전 대박 사주 아닌가? 다시 생각해도 좋다. 이것은 사주가 아니라 진리다, 진리.



어딜 가나 명찰을 받으면 사진을 많이 찍어뒀다. 내 이름이 적히고 내 사업명이 적힌 게 좋고 신기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소속이 대학교라 그런지 보통 나를 내 나이보다 어린 대학생으로 봐주셨다. 나도 마치 내가 대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울산시 블로그에 내 인터뷰가 짧게나마 실리기도 했다.



창업 강의, 워크숍 등이 울산에서 진행되었고 내 사무실도 울산대에 위치했다. 그래서 매번 노포동에서 울산으로 가는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했다. 우리 집에서 노포역까진 1시간 남짓 걸린다. 그리고 다시 울산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면 거기서 다시 1시간이 걸려 울산대에 도착한다. 차가 없는 나는 왕복 4시간이 걸려 울산대를 왔다 갔다 했다.



평소 시외버스터미널과 좌석버스를  일이 없어  여정이 여행과 같은 설렘으로 다가왔다. 여러모로  설레게 만들어  울산이라는 도시는  매력 있다. 내가 느낀 울산 사람들은 마음이 넉넉하고 대체적으로 친절했다. 내가 직접 대면한 사람들 중엔 토박이 울산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도 많았다. 모두 나처럼 울산에 어떤 이유로 인해서 머무르게  것이다.



봄부터 시작한 과정은 어느새 여름이 되어 있었다.  여름날 부산에서 울산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시간적으로 많은 소모라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셰어하우스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증금이 필요 없는 셰어하우스는 당시의  주머니 사정에 딱이다 싶었다. 그렇게 버스 생활을 청산하고 1 동안 울산 생활시작했다.



내가 지낸 셰어하우스 사장님은 내가 만난 그 어떤 사람보다 친절이 몸에 밴 사람이었다. 그 모습에 감동해 믿고 지내기로 결정한 것도 있다. 셰어하우스였지만 기숙사처럼 여자가 지내는 공간과 남자가 지내는 공간이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었다. 함께 방을 사용하게 될 친구가 궁금했는데 나와 지내는 기간이 달라서 본 것은 한 번 밖에 되질 않는다. 그 덕에 2명이서 써야 할 방을 혼자서 쓰게 되었다.





방을 넓게 쓰니 좋기도 했지만 말동무가 필요했던 나는 아쉬운 마음이 더 컸다. 내 허전함은 건물 옥상의 고양이가 달래주었다. 옥상에서 혼자 있는 고양이가 방에서 혼자 있는 나처럼 느껴져서 내 밥은 사지 않고 고양이가 먹을 간식을 살 정도로 애정을 줬다. 고양이지만 내 곁에 잘 붙어있고 애교가 많았다. 이전까지의 나는 고양이를 무서워할 정도로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고양이와 내가 친구가 된 것이다.



고양이에게 마음을 주고 고양이로 마음을 채우다 보니  외로움도 사라지고 셰어하우스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울산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울산에서 일하는 사람 그리고 이미 졸업한 친구들도 보였다. 그들과 밤이면 1, 2시간의 산책을 나갔는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또한 닭볶음탕을 만들어준 친구도 있었다.  맛이었다. 치킨  조각을 공양받은 적도 있다. 나는 정말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아는 지인은 셰어하우스에서 살아보는 것이 로망이라고 했다. 나에겐 그런 로망은 없었다. 어쩌다 보니 울산에 왔고 어쩌다 보니 선택한 것이 셰어하우스였다. 내가 어쩌다 내린 결정이 누군가의 꿈을 살게 된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것이 그렇다. 지금 내 삶 자체가 누군가에겐 꿈의 삶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불평불만을 접어놓고 내 삶을 더욱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부산에 힐튼호텔이 생긴 것은 알았지만 같은 부산이라도 나와는 꽤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강연 장소를 떠나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었다. 그렇게 힐튼으로 향했다. 메일로 담당자님과 미팅 시간을 정하고 갔던 덕분에 연회장에 관한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같은 날 어느 제약회사의 포럼이 열리고 있었다. 지하부터 엘리베이터 앞 등 안내 표시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여기서 열리게 될지도 모를 나의 첫 번째 강연을 상세하게 이미지화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연회장부터 작은 곳까지 여러 군데 둘러보았다.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서의 강연이라... 뷰가 정말 끝내줬다! 세팅이 끝난 한 연회장은 굉장히 정갈해 보였다. 물컵의 위치, 펜슬케이스까지 호텔 다웠다. 아니 힐튼 다운 것일까.



둘러보다가 우려되었던 점은 무대가 없거나 단상이 낮아 뒤에 앉은 사람은 강사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오프라인 강의를 듣는 이유는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현장에서의 생생한 열기를 얻기 위해서다.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더라도 강사와 직접적으로 눈을 마주칠 수 없는 구조의 오프라인 강의는 나와 청중들에게 큰 아쉬움을 줄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영화관과 같은 계단 형식의 착석이 아니기에 조별 모임 등의 활동적인 강의 커리큘럼이 가능하다. 또 무대가 낮다는 것은 강사가 청중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케스트라 공연장을 보면 반구 형식으로 된 곳이 있다. 소리의 울림에 최적화된 설계라고 느껴졌다. 그것이 바로 청중과 공연팀에 대한 배려이자 명품 공연이 탄생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가 아닐까?



강의와 공연이 다른 점은 음이 아니라 지식, 생각 자체를 전달하는 데에 있다. 우리가 항상 얘기하길 ‘눈을 보고 대화하라’라는 말이 있다. 눈을 본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전달되는 것 이상으로 청중과 강사의 깊은 교감을 이끌어 낸다. 그래서 음악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을 감게 되지만 말을 할 땐 상대의 얼굴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강연장과 공연장은 확연히 구분되어야만 한다.



한국에도 강연을 위한 강연이 주가 된 제대로 된 무대가 탄생하면 강사와 청중 모두 존중받을 수 있는 고품격 강연 환경이 탄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현재까지의 대안으로는 영화관이나 공연장, 호텔 연회장 같은 곳을 대관하여 진행하는 형식이다. 호텔은 숙박과 식사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업자 등록을 할 때 강연이라는 카테고리가 제대로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강연 시장은 앞으로도 무한히 커질 것이고 이미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자기 사랑과 자존감이 최우선이며 개인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시대에 훌륭하지 않은 개인의 역사란 없다. 이미 마이크 임팩트 같은 곳에서는 일반인 연사를 모셔서 스탠드 업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강연의 시대라는 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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