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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아니 new정다은 Apr 08. 2024

사업은 Business is 6 6

“고민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요.”



문제

“고민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요.”

방법

① 뇌에도 물리적 때가 꼈다고 생각한다

② 그것을 자기 전 청소업체가 제거한다고 상상한다

③ 이 상상이 습관이 될 때까지 꾸준히 한다


고민 때문에 밤잠을 설친 당신에게

우선 따뜻한 차 한 잔을 권하고 싶어요.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하더라도 큰 해결책을 찾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는

당신의 삶을 제가 있는 힘 껏 안아주고 싶어요.

이제부터 고민을 해결하지 말고

‘우리’같이 제거해요.

제가 당신의 상상 속의 청소부 중 한 명이 되어드릴게요.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는 고마운 핑계


 정말 알림이 울리지 않았다. 분명 오전 6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2시간 정도 글을 쓰면 아침 8시에는 충분히 한 페이지 정도의 글은 완성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어찌 된 일이지? 그런데 나는 그 상황이 좋았다. 나는 피곤에 가득한 상태에서 듣는 알람 소리를 아주 싫어한다. 그것은 공포영화에서 갑자기 귀신이 튀어나온 것만큼이나 스트레스를 준다. 이참에 알람 없이도 매일 같은 시간에 잠에서 상쾌하게 일어나기를 우주에 요청해야겠다. 이 요청은 정말 매일 이루어지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하느님, 부처님! 그래요. 저 약속을 어겼어요. '우리'라는 말을 내세우며 공약 이행을 강행하려 했지만 나는 약속을 어겼습니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어겼다고 해서 나를 질책하지 않기'로 나 자신과 약속을 또 했습니다. 이 약속은 지켰네요. 대신 늦게 일어난 만큼 보상은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약속을 1회 어기면 6시간 딜레이가 처음 계획한 '벌'이었는데 이것도 너무 가혹한 것 같아 수정한다.)



 막힘없이 쓰는 나는 행복하다


 문득 지금 나는 행복한가 싶다. 다행이다. 행복하다고 바로 말할 수 있는 때에 이렇게 물어봐 줘서. 지금 나는 고맙게도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하다.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막힘없이! 행복한 상태는 무엇인가? 바로 고민이 없는 상태다. 최근 나는 구강청결을 위해 리스테린을 구매했다. 구강청결제의 대명사 리스테린중에 가격대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구매했다.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고 3통이나 사버려서 화장실마다 둘 수 있도록 가족들에게 나눠줬다. 아버지께서 사용해 보시고는 너무 매워서 사용하기 힘들다며 토로하셨다.



 내 뇌에 리스테린


 알고 보니 내가 구매한 리스테린은 리스테린 중에서도 가장 매운맛이었다. 그만큼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입안이 시원함을 넘어서 아플 정도였다. 문득 나는 이것을 내 뇌에도 사용하고 싶었다. 자, 이제 간밤의 내가 한 '뇌청소' 이야기를 꺼내보자. 나는 서핑을 타지 못한다. 수영도 잘하는 편이 아니다. 물과 친한 편이 아니다. 처음 몇 번은 좋았지만 거대 파도가 내게 온다는 것은 무섭다. 그럼 청소도구를 바꾸자. 그래! 구강청결을 유지하기 사용한 리스테린! 이것도 처음엔 좋았다. 리스테린을 2주간 규칙적으로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좋다. 뇌 청소도 그와 똑같이 규칙적으로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아, 근데 이것도 찝찝하다. 리스테린 맛이 좀 그렇다. 인공적이다. 내 소중한 뇌에 붓는 기분은 영 별로다. 또 바꿔야겠다.


 또 다른 상상 속 청소도구를 찾았다. *피톤치드. 내 침대의 항균을 위해 가끔 뿌려주는 인체에 무해한 스프레이가 있다. 그 스프레이 성분이 바로 피톤치드였다. 내 뇌에 상큼하게 이것을 뿌린다고 생각했다. 아, 그런데 이건 또 너무 미약했다. 그냥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내 뇌를 전담하는 청소업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확실히 뇌를 청소한다는 생각에 활기를 띠었다. 그들은 내 뇌에 끼인 엄청난 때들을 구석구석 세세한 곳까지 찾아내어 광을 내준다고 생각했다. 물론, 상상 속에서 그랬다는 말이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니 무엇이 달라지고 좋았냐고 물으면 심리적으로 기분이 좋았다. 나는 생각이 많다. 그것으로 사랑과 돈을 창조하고 있다. 반대로 생각으로 그것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동안 수만 가지 생각을 관리해 주지 못했다는 것도 깨달았다. 심지어 고민거리를 사랑했다는 것도 알았다. 아주 끌어안고 다녔다. 하지만 그때는 뇌에도 휴식이 필요한지 몰랐다. 21세기 사람들, 지금의 세대만큼 뇌를 격렬하게 운동시키는 세대도 없을 것이다. 짚을 엮어 만든 신을 신고 흙으로 빚어진 컵을 사용했던 자연친화적인 시대를 넘어서 우리는 금속과 철, 플라스틱, 유리, 반도체, 전기, 전선 등으로 된 대문명과 함께하고 있다.



 엉켜버린 생각을 안아주자


 뇌는 그 덕에 활용성이 높아졌을까? 관리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하게 글쎄! 누구도 내게 뇌를 청소하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생각을 정리하라는 말은 내게 생각을 정리하는 생각의 생각의 생각을 안겨다 줬다... 그렇다. 나는 바보다. 일기에 수십 번 내 고민을 써도 확실하게 고민은 해결되지 않았다. 일기장을 가득 채울 고민이 더 늘어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나 쓰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고민을 글로 표현하기를 추천하는 것이다. 나도 여전히 추천한다! 머리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기만 해도 관점을 다르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 고민은 원래 그런 속성이다. 결국은 해결하지 못할 생각이 고민이다. 그걸 해결하려고 하다니!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고민은 해결책이 없다. 한마디로 문제를 풀 열쇠가 없다는 말이다. 문제가 든 녹슨 가방, 문제가 든 빛바랜 상자, 문제가 든 촌스러운... 됐다. 다 버리자. 자기 전에 열쇠 없는 오래되고 못생긴 그것들은 그냥 버리자. 상상이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나에게 심리적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줬다. 그러니 고민의 자리는 더 이상 증폭되지 않고 기분 좋은 상쾌함이 남은 것이다!



 실체가 없는 고민 100%


 뇌 청소에 집중하다 보니 또 다른 '굿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고민에는 실체가 없다는 나의 믿음이 (믿음이라기보단 바람이었다.) 실현된 것이다. 처음에는 실체가 있는 고민도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당장 갚아야 할 빚이라던가 당장 다가올 시험 등이 그렇다. 그런데 실체가 없는 것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고민은 하나인데 그것에 가지치기를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우리 집 거실에는 10년 넘게 우리 가족과 함께한 나무가 있다. 어느 날 보니 잎 끝부분이 여러 군데 잘려 있었다. 의아해서 묻자, 엄마는 그렇게 잘라줘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미 시들어버린 잎끝을 잘라줘야 제대로 영양이 필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다. 나는 정말 오랫 기간 이미 시들어버린 고민을 붙잡고 영양을 주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이 일화를 떠올린 것은 뇌에도 청소가 필요하다는 완벽한 깨달음이다.


그렇다면 실체가 있다고 여긴 고민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해결할 필요가 없다. 당신에겐 열쇠가 없다. 그래서 고민이 되는 것이다. 고민 박스가 있음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내가 해결할 수 없으니 바로 고민인 것이다. 거기서 그 고민을 키울지 말지는 오로지 나의 선택이다. 나는 앞으로 키우지 않기로 선택했다. 고민을 버리는 연습의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나는 앞으로 나만의 뇌 전담 크린토피아가 있다고 상상하기로 했다. 뇌의 동서남북으로 체인점도 내줄 생각이다. 이 상상을 반복적으로 하면 '뇌 청소 자동 프로그램'이 생긴다고 가정까지 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화 그런 게 아닌가? 또한 나는 내 뇌에 이 청소 효과가 좋다고 자기 암시를 걸기로 했다. 오늘은 이것으로 후기를 마친다. 고민 박스를 열어라. 그 안에 사실 아무것도 든 게 없다. 박스가 거창할 뿐이지.



'뇌 청소' 상상으로 뇌의 중요한 정보까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들면 그때 멈추기로 했다. (사실 그럴 일은 없다.)



 Brain Washable! 나만의 바이블 탄생


뇌에도 외모가 있다면, 내 뇌는 못생겼다. 정말 못생겼다. 다른 사람의 뇌는 이성적인데 나는 유독 작은 말에도 상처받는 뇌를 가지고 있었다.


그 못난 뇌가 나를 지켜준다. 그 못생겨서 싫어한 나의 뇌가 내 모든 고민의 해결책을 안겨다 주었다. (고마워 마이 브레인!) 그 해결책은 뇌가 세탁이 가능함을 의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뇌는 훌륭하다. 이 멋진 뇌의 생산성과 창조성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다. 단지, 상상만으로 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시원하게 고민이 제거되지 않을까? 해결할 필요도 없이 그냥 제거하는 것이다!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피톤치드 (phytoncide)

 나무에서 방산(放散)되어 주위의 미생물 따위를 죽이는 작용을 하는 물질. 산림욕 효용의 근원이다.

산림욕 (山林浴)

 병 치료나 건강을 위하여 숲에서 산책하거나 온몸을 드러내고 숲 기운을 쐬는 일. 삼림이 방출하는 피톤치드의 살균 효과와 녹색으로 인한 정신적 해방 효과 따위가 있다.

녹색 (green)

 빨주노초파남보의 가시광선 한가운데 있는 녹색은 흥분된 사람조차도 진정시키는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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