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장욕취천하이위지, 오견기부득이.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천하신기, 불가위야, 위자패지, 집자실지.
故物, 或行或隨, 或허或吹, 或强或羸, 或挫或휴,
고물, 혹행혹수, 혹허혹취, 혹강혹리, 혹좌혹휴,
是以聖人去甚, 去奢, 去泰.
시이성인거심, 거사, 거태.
천하를 가지고 통제하려고 하면,
나는 그렇게 되지 않음을 볼 뿐이다.
천하는 신을 담은 그릇이므로,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하려는 자는 실패할 것이요,
가지려는 자는 잃을 것이다.
처음부터 만물은
앞서는 것이 있으면 뒤따르는 것이 있고,
따뜻한 것이 있으면 차가운 것이 있고,
강한 것이 있으면 약한 것이 있고,
북돋우는 것이 있으면 무너뜨리는 것이 있다.
이것을 근거로 하여 성인은
지나침을 버리고,
과분함을 버리고,
교만함을 버린다.
-도덕경 29장
-천하신기(天下神器) : 천하는 신(神)을 담은 그릇이다. 삼라만상은 신의 작용이다. 그 작용에는 신의 뜻이 담겨 있다. 신의 큰 뜻은 다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무지(無知)의 태도로 지나침을 버리고, 무욕(無欲)의 태도로 과분함을 버리고, 무위(無爲)의 태도로 교만함을 버린다.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주십시오.-마태복음 26:39
우리 삶에서 가장 큰 갈등과 고통은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됩니다. 도덕경 29장은 이와 같은 인간의 본질적 오류를 지적하며, 삶의 진정한 지혜는 세상을 통제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에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신(God)을 담고 있는 그릇입니다(天下神器). 이 신성한 그릇은 인간의 뜻대로 쉽게 통제(control)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통제하려는 순간 실패하고, 소유하려는 순간 잃게 되는 역설적 진실이 이 안에 담겨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삼라만상,森羅萬象)은 서로 상반되고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앞서가는 것이 있으면 따라오는 것이 있고, 강함과 약함, 따뜻함과 차가움이 서로 공존하면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주의 자연스러운 이치이며, 인간의 의지로 억지로 변화시키거나 개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성인은 지나친 욕심, 과분한 기대, 그리고 스스로를 높이는 교만을 내려놓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지나친 욕망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을 따르는 무위(無爲)의 삶을 추구합니다.
이와 같은 도덕경의 지혜는 예수님이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고백한 것과도 맥락이 통합니다. 인생은 내 계획대로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내 뜻을 내려놓고 더 큰 신의 뜻, 우주의 흐름에 맡길 때,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이 지혜를 기억하십시오.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주의 더 큰 계획이, 당신의 삶 속에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