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네 아이가 엄마를 한 번씩만 불러도 네 번이다. 셋째랑, 넷째는 아직도 하루에 몇 번을 엄마를 부른다.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일터로 나가면 또 많은 사람들과 어울린다. 영업일을 하다 보니 많은 말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말하고 늘 곁에 상대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오면 또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에게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하기 때문에 혼자인 시간이 거의 없다. 가끔 혼자의 시간을 갈망한다.
주말이 되면 아침, 점심, 저녁, 삼시 세 끼를 무엇으로 할지 고민한다. 먹고 치우고 돌아서면 또 먹을 시간이고 그렇게 지난다. 그러다 문득 아무 역할도 하고 않아도 되는 시간이 그리워지면 책을 한 권 들고 동네 아지트 카페로 간다. 엄마도 아니고 누구의 상담자도 아닌 그저 나로 있을 수 있는 시간, 특별히 유명한 곳도 아니고 화려하지도 않은 평범한 카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나를 위한 음악과 커피 향이 반긴다. 복닥 한 마음을 내려놓고 조용히 있을 수 있는 그 시간. 카페 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커피를 한잔 주문하고, 책을 펼쳐 바라보다가 창밖을 바라보다가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나로 머무는 시간, 어쩌면 내가 사는 곳은 단순히 주소로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나를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그 작은 공간들로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며 꼭 필요한 시간이고, 다시 내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해주는 충전의 시간이고 공간인곳이 내가 사는 곳이다. 잘 살아가는 것은 나로 머무는 그 시간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