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좋은 엄마이고 싶었을 뿐인데

일과 가정 사이에서 놓쳐버린 것들

by 다온홍쌤

처음부터 큰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나는 그저 좋은 아내가 되고 싶었다.
군복을 입고 긴 시간을 집 밖에서 보내야 했던 남편에게 집은 언제나 따뜻한 쉼터가 되었으면 했고,
나는 그곳을 지키는 한 사람이고 싶었다.

그리고 어느 날,
작고 따뜻한 생명이 내 품에 안겼다.
그 순간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다.
이 아이에게만큼은 부족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는 피부관리 일을 다시 시작했고 곧 의정부에서 가장 큰 피부관리실을 운영하게 되었다.
손님은 끊이지 않았고, 수입도 많아졌고, 이제는 '좋은 원장님'이 되고 싶었다.

좋은 아내, 좋은 엄마, 좋은 원장님.
모두 다 잘 해내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벌면 가족도 행복할 줄 알았다.
아이들도 "엄마 최고야"라고 말해줄 줄 알았고, 남편도 "너 덕분이야"라고 말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샵이 가장 잘 나가던 시절, 남편이 내게 조용히 물었다.
“우리가... 가족이야?”

그 말에, 나는 내가 지켜왔다고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비로소 느꼈다.

ChatGPT Image 2025년 8월 2일 오후 09_17_01.png

그리고 큰딸이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아무 이유 없이 학교를 탈출하는 일이 있었다.
그날, 아이의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못하는 눈동자.
엄마인 나는, 그 아이가 도망치고 싶었던 공간의 한가운데에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조금씩 결손이 되어갔다.
그리고 결국, 둘째 딸이 재수를 시작하던 해, 우리는 조용히, 합의이혼을 했다.

나는 좋은 엄마이고 싶었다.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고, 함께 밥을 먹고, 웃으며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결국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엄마가 되고 말았다.

그날 이후,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내가 나를 용서하지 못했다.

가정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 아이들에게서 느껴지는 멀어짐, 그리고 내가 만든 성공이라는 이름의 외로움.

그때는 가족이 원망스러웠다.
왜 나만 이렇게 애써야 하느냐고.
왜 나를 알아봐 주지 않느냐고.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 누구보다도 내가 외로웠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깊은 밤들 속에서 나는 하나님을 만났다.

혼자 울던 날들, 말도 없이 견디던 날들,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지금 나는 다시 숨을 쉬고 있다.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 살아왔노라고 하나님은 조용히 내 등을 두드려 주셨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엄마이고, 누군가의 딸이고, 또 누군가의 선생님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나'로서 살아가고 있다.

상처가 아물진 않았지만, 그 안에 새로운 생명이 자라듯
나는 그 시간을 껴안고 오늘도 하루를 살아간다.
아이들이 잘 자라주었고, 나는 다시 나를 찾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 위에 감사라는 이름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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