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끝에서 다시 시작된 길

무너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다

by 다온홍쌤

한때 나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였다.
피부관리실은 늘 북적였고, 손끝을 믿고 찾아주는 고객들 덕분에 세상은 내 편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 화려함 뒤에는 균열이 있었다. 가족은 멀어지고, 삶의 균형은 무너져 내렸으며, 마음 한구석에서는 “정말 이것이 행복일까?”라는 물음이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결국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내 앞에는 끝나버린 길만 남은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다시 ‘나’를 살리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오빠를 갑작스레 떠나보내며 나는 삶의 덧없음을 마주했다. 상실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컸지만, 동시에 내 안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씨앗을 흔들어 깨웠다. 누군가를 돌보고 돕는 일이야말로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나는 ‘백세운동강사’라는 새로운 이름과 마주했다.

30년간 피부관리사로 살아온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그 손끝의 기억은 그대로 내 안에 남아, 이제는 어르신들의 삶을 만져주고 있었다.
목 뒤를 가볍게 쓸어내릴 때마다 “머리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미소가 피어났고, 손을 잡고 천천히 눌러줄 때면 마음까지 풀리며 눈시울을 붉히는 분도 있었다.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일이었다.

의자에 앉아 천천히 어깨를 돌리며 호흡을 맞추는 순간, 구부정했던 등이 조금 펴지고 표정이 환해졌다. 수업의 끝, 싱잉볼의 잔잔한 울림 속에서 어르신들이 눈을 감고 고요히 숨 쉬는 모습을 바라보면, 내 마음 또한 치유되는 것 같았다.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운동과 뷰티, 마음의 위로가 어우러진 나만의 시니어뷰티 강의가 만들어졌다.

돌이켜보면, 무너짐은 끝이 아니었다.
그저 새로운 꽃을 피우기 위해 잠시 뿌리를 키우던 시간이었을 뿐이다.

나는 지금, 다시 시작한 이 길 위에서 피어나고 있다.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의 손을 잡으며 속삭인다.

“당신의 삶에도, 다시 피어날 계절은 반드시 옵니다.”
#다시피어난나

#다시시작한길

#인생에세이

#시니어뷰티홍쌤

#두번째인생

#백세운동강사

#실버강사스토리

#삶은언제나다시피어난다

#오늘도다시피어나다

#희망에세이

일요일 연재
이전 08화눈물로 피워낸 위로라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