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으로 시작된 첫걸음

미움이 감사로 바뀌다

by 다온홍쌤

2002년 4월 8일, 의정부 용현동.
나는 생애 첫 피부관리실의 문을 열었다.
그날을 나는 결코 잊을 수 없다.
단순히 샵을 오픈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내 이름을 걸고 시작하는 첫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결코 내 힘만으로 가능하지 않았다.
친정엄마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꿈조차 꾸지 못했을 일이다.
딸 둘을 낳고 집에서 육아만 하던 나를 안타까워하며,
엄마는 손주들을 기꺼이 맡아주셨다.
그때는 그저 당연한 일처럼 여겼다.
“엄마니까.”
하지만 지금, 내가 그 시절 엄마의 나이가 되고 보니 안다.
그건 당연한 희생이 아니라,
딸을 향한 깊은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그 깨달음 앞에서 그 시절 버릇없던 내 모습이 떠올라,
지금도 마음 한켠이 시리게 후회된다.

첫날 아침, 축하의 화분들이 줄지어 놓였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무겁고 불안했다.
‘혹시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으면 어쩌지?’
불안은 가시질 않았다.
더구나 의정부라는 낯선 땅에서,
서울에서 왔다는 이유로,
그리고 내가 실장으로 일하다 독립했다는 이유로,
토박이 원장님의 말도 안 되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나는 억울했지만, 변명하며 다니는 일은
오히려 자존심이 상했다.
그저 마음을 다잡았다.
“실력으로 보여주자. 그게 답이다.”

오픈 준비로 정신이 없던 그날 오후,
드디어 문이 열리고 첫 손님이 들어왔다.
낯설고도 설레는 순간이었다.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손끝만은 진심을 담아 움직였다.
그분이 돌아가시며 건네신 한마디,
“다시 오고 싶네요.”
그 짧은 말 한마디가 내 두려움을 눈 녹듯 사라지게 했다.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헛되지 않음을.

그 후 나는 매일같이 연구했다.
의정부에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관리법을 찾으려 애썼고,
아이들을 엄마께 맡긴 채 주말마다 세미나를 찾아다녔다.
대학원에 진학해 배우고 또 배우며
스스로를 단단히 다져갔다.
그 길이 때론 고달팠지만,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 시절 나를 욕하고 흔들던 사람들을
나는 한때 원망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들 덕분에 나는 게을러질 틈이 없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지나니, 미움조차 감사로 바뀌었다.

인생은 참 묘하다.
그때는 눈물겨운 시간들이었는데,
돌아보면 다 선물이 되어 있었다.
엄마의 사랑, 첫 손님의 웃음,
그리고 나를 단단하게 만든 수많은 시선들.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두렵고 막막한 오늘조차
언젠가는 고마움으로 기억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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