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백세운동교실 강사 선발, 투명한가요?
올해도 3월이면 어르신들을 만날 줄 알았습니다.
작년 마지막 수업 날, 송추 실버체조 단톡방에는 "선생님, 봄에 또 만나요!"라는 인사가 올라왔습니다. 저는 "네, 꼭 다시 만나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때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저는 202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백세운동교실 강사로 선발되어 1년간 어르신들을 가르쳤습니다.
23년간 피부관리 전문가로 살아온 제가 할 수 있는 건, 운동만 가르치는 게 아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아로마오일을 꺼내 어르신들의 두피와 목을 마사지해 드렸습니다. 림프순환과 근육 이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제 손이니까요. 어르신들이 그렇게 좋아하셨습니다. 눈을 감으시고 "아이고, 시원하다" 하시던 그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집에 가시면 운동 순서를 잊어버리신다는 말씀에, AI를 활용한 건강습관 체크 앱도 만들었습니다. 단톡방에서 "이거 누르면 되는 거예요?" 하시며 하나씩 따라 하시던 어르신들. 70대, 80대의 손끝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순간을 함께했습니다.
올해는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2026년 지원을 위해 작년보다 더 꼼꼼하게 준비했습니다.
강의계획서를 새로 작성했고, 1년간 현장에서 느낀 점들을 자기소개서에 담았습니다. 작년에는 국가자격증 하나뿐이었는데, 올해는 민간자격증까지 추가로 취득했습니다. 다른 기관에서의 강의 경력도 쌓았습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작년보다 나아진 조건이었습니다.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당황스러워서 담당자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예산이 줄어서요."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올해 몇 명을 선발했느냐고.
"작년과 똑같이 7명입니다."
예산이 줄었는데 선발 인원은 같다. 그러면 제가 탈락한 이유는 예산이 아니라 다른 기준이라는 뜻인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자격증 하나로 합격했던 작년. 자격증 둘에 현장 경력까지 추가한 올해. 조건은 더 좋아졌는데 결과는 반대라면, 저는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불합격 소식을 단톡방에 전한 날, 어르신들의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어떻게!!"
"선생님. 수업이 넘 좋았는데 어떻하면 좋죠? 방법이 없나요?"
"쌤이, 수업에 아주 편하고 좋았는데, 부탁합니다, 좋은 방법?"
저는 그 메시지 앞에서 한참을 멈춰 있었습니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원하는 건 단순히 운동을 배우는 것만이 아니었을 거예요. 익숙한 선생님과 함께하는 편안함, 매주 같은 시간에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 70대, 80대 어르신들에게 그건 작은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목소리는 선발 과정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괜찮습니다.
지금은 건강보험공단보다 더 높은 강의료를 받는 수업을 하고 있고, 복지관과 의료기관, 기업 시니어 프로그램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백세운동교실이라는 하나의 문이 닫혔지만, 더 많은 문이 열리고 있다는 걸 압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백세운동강사를 하면서 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매일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 어르신들 앞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책임감. 그 감사함은 불합격 통보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를 기다리고 계시는 어르신들께 "올해는 못 만나요"라고 말씀드려야 했던 그 순간은, 제 개인의 아쉬움이 아니라 이 제도가 가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진정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백세운동교실을 운영한다면, 강사 선발부터 투명해야 하지 않을까요.
선발 기준은 사전에 공개되어야 합니다. 1년간의 현장 성과가 재선발에 반영되어야 합니다. 탈락한 강사에게 구체적인 사유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무조건 공단 경력이 많아야 한다는 그런 무책임한 답변은 백세운동강사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예산을 어떠한 기준으로 사용하는지도 모르고 강사 선발부터 이렇게 기준이 없는 것에 대해 많은 실망감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원하는 강사와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좋아하던 선생님이 갑자기 바뀌어서 아쉬웠던 어르신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봄에 만나자던 어르신들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더 나은 모습으로 반드시 다시 만나겠습니다.
홍쌤시니어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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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오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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