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이후][3] 오늘도, 조용히 무너졌다

감정의 대립 |무너지는 하루 속 두 사람

by 조각 위의 다온

오늘도 이불 속에서 거의 하루를 보냈다.

누워 있고 싶지 않은데, 자꾸 눕게 된다.

자고 싶지 않은데, 눈을 뜨고 있는게 더 힘들다.


자소서를 써야만 하는데,

한 문단을 붙잡고 며칠째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겨우 몇 줄 쓰다가, 다시 지우고...

그렇게 또 하루가 흘러갔다.


무언가 한 게 없는데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나는 다시 "아무것도 못 했다"는 자책감에 휩싸였다.


이상했다.

몸을 일으키는 것도 벅차고,

밥 한 끼 챙겨 먹는 일조차

왜 이렇게까지 힘이 드는 걸까.


집을 나서 밖으로 나가는 일이

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 걸까.


그런 날이면,

내 안에서 또 다른 내가 불쑥 튀어나온다.


"그 정도로 힘든 거야?"

"징징거리지 좀 마."

"다들 그렇게 사는데, 너만 왜 그래?"


그 말들이 들려오는 순간,

진짜로 슬퍼하고 있던 내가 움찔한다.

말문이 막히고, 눈물도 멈춘다.

그저, 조용히 입을 다문다.


사실은―

나 지금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그 말조차 꺼내는 게 허락되지 않는 기분이다.


오늘도 내 안의 두 사람이 싸웠다.

한쪽은 울고 싶어 하고,

한쪽은 그걸 비웃는다.


그리고 나는,

조금 기울어진 마음을 품은 채

그저, 조용히 하루를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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