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3-1] 말하려던 순간, 터져 나온 눈물

상담실① 덮어뒀던 내면의 무게

by 조각 위의 다온

오랜만에 상담실이었다.

익숙한 문이 열리고,

선생님은 늘 그러시듯

조용히 웃으며 나를 맞았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다온 씨."


선생님이 그렇게 인사하셨을 때,

나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요.

저번에 뵌 게 언제였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 말을 내뱉고 나서야,

나도 모르게 잠깐 멈칫했다.


마지막으로 상담을 받고,

그리고 집 밖으로 나선 게

도대체 언제였더라―


자리에 앉자

선생님이 캘린더를 넘겨보며 말했다.


"거의 20일 만이에요."


그제야 알았다.

상담을 받지 않은지,

그리고 집 밖으로 나서지 않은지

그렇게 오래됐다는 걸.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상담 때마다 들었던 익숙한 말이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말이 조금 아프게 느껴졌다.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선생님이 내 얼굴을 찬찬히 보더니 말씀하셨다.


"어머, 살 더 빠지셨죠?"


나는 짧게, "네..."하고 대답했다.


"살은 일부러 빼시는 거예요?"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말을 잇지 못한 채 잠시 머뭇거렸다.


"… 음… 그게…"


말을 트는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려던 마음과

아무렇지 않았던 적 없는 현실이

그 짧은 숨 사이에서 부딪혔다.


한동안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상담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고,

나는 겨우 감정을 꾹 눌러가며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요.

취준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니까,

식비라도 아껴보자고 생각해서…

한동안 하루에 한 끼만 먹은 적이 있어요."


그렇게 말을 끝냈을 때,


그제야

내가 왜 울었는지

조금씩 감이 왔다.


단지 하루 한 끼만 먹어서가 아니었다.


그동안 꾹 눌러뒀던 것들이

이미 안에서 차오르고 있었고,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그게 그냥,

툭 하고 터져버린 거였다.


트라우마,

탈락,

무너졌던 날들.


그 모든 걸 꾹꾹 눌러 안고 있다가

결국, 오늘 이 자리에서

한꺼번에 흘러나온 거였다.




그날 상담에서,
며칠 전에 올라왔던 트라우마 이야기와
그 이후 있었던 취업 탈락 이야기까지 함께 꺼냈다.

선생님은 내가 왜 그렇게 무너졌는지를
하나하나 짚어보며 물으셨다.

"그 트라우마 상황이 다시 떠올라서 힘드셨어요?
아니면, 그때의 주변 환경이나 감정이 같이 올라온 걸까요?"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고개를 숙인 채,
잠깐 멈춰서 생각했다.

그 순간,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날의 기억,
그때 느꼈던 무력함.
계속해서 밀려오는 눈물까지.

"……전부요."

그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하지만 그 감정은 끝내 말로 다 표현되지 못했다.


이 글은 브런치북

<죽을 용기는 없어서, 사는 중1>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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