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가 성황리에 마쳤다. 이 시리즈 덕분에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인기라고 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불황 때문에 고생하고 있었는데 예기치 않은 호황을 맞이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 우승을 한 요리사의 인터뷰를 보았다. 그는 혼자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승을 한 다음에 오히려 예약을 의도적으로 줄였다고 한다. 왜일까? 오히려 사람이 많이 오면 퀼리티가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흑백요리사>라는 시리즈에 오히려 피해를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말이 있다.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오히려 예약을 줄이고 손님을 덜 받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흑백요리사> 시리즈에는 파인다이닝 쉐프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파인다이닝의 경우 1~20 만원짜리 요리를 팔아도 남는 돈이 많지 않다고 한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의 경우도 지속적으로 퀼리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자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한 직업으로 요리사가 되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요리하는 이유는 <흑백요리사>의 엔딩 씬에 나온 것처럼 "요리하는 것이 너무 좋고, 내 요리를 보여주고 싶기" 때문일지 모른다. "메달은 핑계일 뿐, 사실은 스케이트를 더 타고 싶었다."라는 말처럼, 계속 요리를 하고 싶어서 돈을 버는 요리사가 있을 지도 모른다.
이는 삶 자체의 특징일 지 모른다. 자녀를 양육하는 이유도 자녀 양육을 통해 얻어지는 무엇 때문이 아니라, 자녀 양육 자체가 주는 기쁨 때문에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유도 사랑을 통해 얻는 무엇이 아니라 사랑 자체가 기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삶 자체도 삶을 통해 얻는 그 무엇이 아니라, 삶 자체가 주는 기쁨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