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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승언 Aug 16. 2023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은혜

나에게 주어진 축복 중의 하나는 옥한흠 목사님과의 만남이었다. 사랑의교회에서 옥한흠 목사님을 모시고 오랫동안 사역할 수 있었던 경험은 무엇보다 내 인생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그런데 옥한흠 목사님이 개척 초기에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은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옥 목사님이 받은 은혜는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은혜"였다고 한다. 옥 목사님은 신학교를 마친 후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기 때문에 늦게 개척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신학교 동기들이 섬기는 교회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만약 자신이 이들과 비교의식에 빠지게 되었다면 열등감으로 인해 자신만의 목회의 길을 가지 못했을 것이고, 아마 지금의 옥한흠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옥 목사님 개척 초기에는 주일학교도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못해서, 주일학교 교사의 역할은 옆 교회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주일학교에 참석시키고 데려오는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교회가 상가 2층에 있었는데 아래 층에는 중국집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주일예배를 드릴 때면 짜장면 냄새가 올라와서 예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집이 없는 번듯한 건물에서 예배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성도분들이 종종 했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계층에 속해 사고하는 습관이 있다. 늘 자신의 주변에 있는 비교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비교의식으로 인해 잘못된 열등감이나 우월의식에 종종 사로잡혀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오늘날 우리보다 열악한 상황과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들과 비교하면 얼마나 감사한 일이 많은가. 그런데 우리의 삶 가운데 감사보다는 불평과 불만이 많은 것은 계층에 속해 사고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옥 목사님은 비교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은혜를 누릴 수 있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은 분명한 목회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걸어갈 길에 대한 분명한 확신과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의식에 빠져 인생을 낭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에서도 첫 강의의 제목을 "광인론"으로 잡고, 목회철학을 강조하신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비교의 자리로 오라고 유혹하고, 우월의식과 열등감이라는 양날의 검으로 옥죄어오기 떄문이다. 그래서 옥목사님도 은혜라는 표현을 쓰신 것 같다. 비교의식에 빠져 나에게 주어진 길을 소홀히 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기를, 쓸데없는 열등감과 우월의식으로 인생을 낭비하지 않게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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