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카페를 창업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 1명당 연간 커피소비량은 377잔으로, 평균적으로 하루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물론 이 통계는 인스턴트 커피도 포함된 것으로,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하면 1년에 90잔 정도가 된다. 물론 이것도 매우 많은 양이다.
그런데 인구 100만명당 카페 수는 영국 386개, 미국 185개인 반면, 우리 나라는 1,300개가 넘는다. 이렇게 카페 수가 많은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카페 창업이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카페 창업을 쉽게 생각하는데, 일본의 경우 카페가 라멘집보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한다.
카페를 창업하는 사람들 중에는 "커피를 좋아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커피를 좋아하는 것"과 "커피를 만들어 파는 것", 그리고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경험자들은 말한다. 커피를 평소를 좋아하고 잘 알기 때문에손쉽게 시작하는데, 막상 카페를 시작하면 커피를 판매하고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흔히 커피가 맛있으면 카페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 중 하나로 커피 맛을 꼽는다. 그런데 스타벅스 커피는 탄 맛이 매우 강해 처음 마시면 쓰게 느껴지지만, 스타벅스 커피 맛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다른 커피의 맛이 약하게 느껴지게 된다. 즉 커피 맛은 주관적이며, 커피 맛이 좋다고 카페가 잘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커피 맛은 중요하다. 하지만 커피 맛 외에도 인테리어, 청결, 음악, 마케팅, 친절 등 카페 운영을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들이 많다.
덧셈에서는 한 요소가 0점이 나오면 전체 점수가 줄어들지만, 곱셈에서는 한 요소가 0점이 나오면 전체가 0점이 된다. 예를 들어 커피 맛이 아무리 좋아도 청결상태가 나쁘다면 사람들은 그곳을 찾지 않게 된다. 즉 카페는 덧셈이 아니라 곱셈의 논리를 따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커피 맛 외에 다양한 요소들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커피 맛에서부터 인테리어, 펀의성, 메뉴, 마케팅 등 많은 인력이 투자되어 연구하고 개발된 스타벅스와같은 카페에 비해, 개인 카페가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만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카페만의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말씀을 개인적으로 깊이 묵상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교회를 세우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가끔 말씀 묵상도 깊이 있고 신학적인 지식도 많은데 정작 말씀을 전할 때는 이런 점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말씀은 잘 전하는데 목회의 열매가 그만큼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보게 된다. 물론 설교가 목회의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설교 외에도 목회에는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목사님의 말씀은 좋은데, 주일학교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교회에 등록하여 다니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목회 역시 자신만의 스토리와 정체성을 갖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작은 규모의 교회가 목회의 다양한 영역을 모두 잘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분명한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이러한 철학이 현장에서 구현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섬기는 교회가 각 교회만이 특별함이 하나님의 나라를 풍요롭게 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