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하나가 조직을 망친다?
1994년 뉴욕 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뉴욕을 보다 가족적인 도시로 바꾸기 위해, 지하철의 낙서와 타임 스퀘어의 성 매매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정적들은 “뉴욕 검찰청 출신의 경험 많은, 법과 질서의 수호자라던 그가 강력범과 싸울 용기가 없어 경범죄를 선택했다”고 비웃었다. 그러나 몇 년 후 조사를 해 보니, 살인, 폭행,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가 급감하였음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는 작은 범죄를 철저히 단속함으로, “앞으로 어떤 범죄도 절대 불허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전문용어로 “깨진 유리창 법칙”이라고 하는데, 이는 인식의 특성과 중요성을 보여준다. 즉 깨진 유리창과 같은 사소한 일들을 통해 사람들은 전체를 인식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고객이 겪은 단 한번의 불쾌한 경험, 한 명의 불친절한 직원, 매장 벽의 벗겨진 페인트칠 등 사소한 실수 하나가 결국 기업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깨진 유리창을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무엇을 보고 있으며, 그것으로부터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에 대해 주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깨진 유리창을 없앨 수 있을까?
1. 작은 것에 주목하라.
한 사람의 인식은 그 사람의 충성도에 영향을 미친다. 작은 실수 하나만으로도 조직 전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라도 그릇에 붙은 얼룩 하나에 그 맛을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작고 사소한 것을 주목할 줄 알아야 한다.
깨진 유리창을 없애는 최선의 방법은 깨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문제는 깨진 유리창은 사소한 곳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막상 당사자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남의 눈에는 잘 띄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 작은 것, 사소한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이런 안목을 기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낯설게 하기다. 의도적으로 처음 접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바라볼 때, 익숙함이 가져오는 무감각을 극복할 수 있다.
2.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라
그렇다면 어떻게 깨어진 유리창을 발견할 수 있을까? 방법은 단순하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당신이 그들이라면 무엇을 보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느끼며,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지 생각해 보라. 이 때 중요한 것은 그들이 발견한 사실이 아니라, 이를 통해 그들이 느꼈을 감정이다. 즉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사실을 통해 자신의 느낀 감정을 해결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이것은 사실일지 모른다), 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라고 생각하며(이것은 감정의 영역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3. 그냥 인정하라
깨진 유리창과 같은 사소한 일들은 발견되더라도 소홀하게 대응하게 되기 쉽다. 문제가 확인되었더라도 ‘그 정도쯤이야’라며 대부분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록 지금은 사소한 문제라고 하더라도, 문제가 커진 후에 회복하려면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깨진 유리창이 입소문을 통해 퍼진 후에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초기에 빠르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당신이 상대방보다 옳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당신의 일에 대해 상대방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말고, 상대방이 당신에게 설명하는 말에 귀를 먼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깨진 유리창에 대해 부인하거나 변명하지 말고, 인정하라. 이 때 필요한 중요한 문장 두 가지는 “죄송합니다”와 “어떻게 도와드릴까요”다.
4. 목표는 기대 이상이다
깨진 유리창을 발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투명테이프로 숨기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투명테이프로 숨기려 해도 여전히 보인다. 깨진 유리창에 대한 임시방편이나 부적절한 대응은 오히려 더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보다 그것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더 큰 정치적 타격을 입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라.
오직 진심이 담긴 대응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기대를 갖고 있다. 그 기대를 현실이 얼마나 만족했느냐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그런데 깨진 유리창을 없애기 위해서는, 고객의 기대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을 만족할 때, 깨진 유리창을 보고 실망하던 사람도 그 해결방법을 보고 더욱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만족'과 '고객감동'의 차이를 들은 적이 있다. 고객 만족은 기대한 것을 얻었을 때 생기는 감정이라면, 고객 감동은 기대하지 못했던 것까지 얻을 때 나타나는 감정이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얼음이 잘 얼려진다면 사람들은 만족한다. 냉장고를 구매할 때 가졌던 기대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냉장고가 정수기능까지 제공한다면 사람들은 감동하게 된다. 왜냐하면 냉장고를 구매할 때 가졌던 기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음식에 문제가 있을 때, 새로운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음식값까지 받지 않는다면, 문제로 인해 받은 감정적 실망까지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5. 문제의 핵심은 사람이다
가장 치명적인 깨진 유리창은 사람이다.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느끼는 잘못된 인식의 대부분은 직원 한 사람으로부터 출발된다고 한다. 특히 제품의 차별성이 적은 영역일수록, 직원 한 사람의 중요성은 극대화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사원교육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 내 사람들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게 될 것이고, 그들 때문에 조직을 신뢰하고 애착심을 될 것이며, 그들이 섬기는 조직에 자신들도 충성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사소하고 작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의 삶이나 조직의 변화는 어떤 대단한 결정이나 행동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선택과 반복을 통해 서서히 쌓여져 가는 것이다. 내 삶에, 우리 조직에 깨진 유리창은 없는지, 이를 고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돌아보는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