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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길벗 소로우 Apr 24. 2022

괴승 라스푸틴의 기적


제정 러시아 말기, 괴승 라스푸틴이 짜르 니콜라스의 신임을 얻게  데에는, 그가 왕의 아들 알렉세이의 혈우병을 호전시키는 기적을 일으킨 사건의 영향이 크다.  괴승이 실제로 병을 고쳤는지 아닌지는   없지만, 왕의 가족들이 보기에 왕자의 병은 분명히 호전된 것처럼 보였다. 당시 라스푸틴이  행동은, 왕자가 복용해 오던  어떤 약도 복용을 중단하고, 본인과 함께 간절히 기도를 드리는 것이었는데, 어쨌든 그런 방법으로 왕자의 혈우병 병세는 상당히 호전되었다. 이로 인해 그는 러시아 왕실의 무한한 신뢰를 얻게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당시에 여러 가지 질병에 흔히 자주 처방된 것은 아스피린이었다. 아스피린은 피를 묽게 하는 성질이 있어, 지금도 심혈관 질환을 앓으시는 분에게 처방된다. 그러나 혈우병 환자에게 아스피린은 오히려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도 한번 흐르기 시작하면 지혈이   되는 사람이,  피가 묽기까지 한다면 한번 발생한 출혈이 멈추기는  어렵다. 그런데 라스푸틴은 아스피린 복용을 중지시킴으로써 왕자의 혈우병을 호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무언가를 해서 어떤 현상을 호전시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되어 가는 어떤 현상은, 적절하지 않은 무언가를 이미 여러 번 반복해서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경우에는 단지  행동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호전된다.


지금 겪고 있는 어떤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런 행동은 새로이 해야 할 뭔가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당장에 멈춰야 할 것을 찾고 강제로 멈추는 것까지도 포함해야 한다.

그걸 분간하지 못하고, 자꾸 새로이  뭔가를 찾음으로써 뭔갈 개선하겠다고 하면, 괴승 라스푸틴보다도 못한 사람이 된다.


나는 과거 회사 생활을 하면서 그런 것들을 자주 목격해 왔다. 관료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 구성이라던가, 회의문화 개선을 위한 개선 아이데이션 회의, 조직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1박 2일 부서 워크숍 같은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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