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강남역 5번 출구 쪽 방향이던가, 껌 파는 할머니가 계단에 앉아 계셨다.
강남역 계단 오르내릴 때 한두 번 팔아 드리긴 했지만, 그리 자주 팔아 드리진 않았다.
내 바쁜 길 급히 지나쳐 갈 때가 많았다.
몇 년 전, 껌 파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할머니 이제 편히 쉬세요…’, ‘많이 팔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라는 젊은이들의 댓글들을 보았다.
그 후 강남역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살짝씩 들었었는데,
오늘에야 강남역 계단을 내려가며 그게 뭔지 알았다.
그 기사와 댓글들이 내 속에 쑥 들어와 있었고,
난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게, 미안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