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대한 논쟁

by 작은길벗 소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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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갑자기 좁은 길에서 소형차 7대 정도가 주욱 줄지어 서고 움직이지 않았다.
저 앞쪽에서 접촉사고가 난 것이었다.

기사님이 창문을 내리자, 옥식간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니가 잘했니, 니가 못했니 등등의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곤 언성이 높아졌다.
여기서부턴 내가 예전부터 익숙한 대목이다.

"이게, 새파란 게, 어디서?..."

"뭐? 새파래? 넌 몇 살이야?"

"야이, 자식아, 새파란 게 어따 대고 너야?"

"뭐? 자식? 너야말로 나이 처먹으려면 곱게 처먹어"

그들은 나이에 대한 논쟁을 몇 분간 했는데,
결국 자기들 나이는 밝히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는 몇 살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몇 살, 몇 학년이 내 존재의 Identification이었다.
그 후 회사 다니면서는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고 하면
인사치레인 줄 알면서도 속으로 은근히 좋아했다.

한국인은 아직도 모르는 사람과 길에서 나이를 확인하려 한다.
길에서 하는 나이 얘기는 학교, 직장에서 하는 나이 얘기와 다르다.
뭐가 다르냐고 하면,
서로 끝내 실제 나이는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고,
젊어 보인다고 하면 분노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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