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로 인생과 죽음을 명상함
한국말에서는, 새가 지저귀면 '새가 운다'라고 한다.
영어에서는, 새가 지저귀면 '새가 노래한다. A bird sings'라고 한다.
한국 새는 슬퍼서 울고, 서양 새는 기뻐서 노래하는 것일까?
한국 새이든, 서양 새이든 그들이 가진 슬픔의 양은 거의 비슷하다.
새는 그냥 새소리를 냈을 뿐이다.
그런데 왜 한국 사람들은 새가 운다고 할까?
한국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숨은 울음이 서양인보다 좀 더 많이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새가 운다는 표현은, 자체로 좀 슬픈 표현이다.
고달픈 현실, 부모님 걱정, 자식 걱정, 생계 걱정, 지배층의 수탈, 억울한 일 등으로
웃을 날 보다는 우는 날이 좀 더 많았던 한국 민중들이
새소리에 자신의 맘을 투영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서양 민중들은 고통을 안 받았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도 왕정, 봉건제, 전쟁, 전염병으로 엄청 고통받았다,
다만 그들은 '새는 새대로 기쁘고, 나는 나대로 슬프다'라고 분리해서 생각을 한 것 같다.
새와 맘을 함께 하던 한국 사람은, 누가 죽으면 '돌아 가셨다'라고 한다.
새와 맘을 따로 하던 서양 사람은, 누가 죽으면 'passed away'라고 한다.
한국인은 죽음이 원점으로의 복귀요, 회귀요, 자연과의 합일이다.
서양인은 죽음이 과정의 통과이고, 다음 단계로의 전진이다.
뭐가 맞고 뭐가 틀린 것은 없다.
죽음은 자연과 연합하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 원래의 근원이었던 영원에 소속하는 것이다.
새소리를 듣고 이 생각 저 생각 한다.
뜬금없이, 한국의 새에게도 앞으로는 즐거이 노래하는 시간이 조금은 더 많았으면 하고 바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