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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Aug 05. 2018

우리는 정의를 원합니다  

방글라데시

“We want justice”라는 해시태그로 수많은 게시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제발 더 이상 다치는 사람이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되길 기원합니다.




방글라데시의 도로는 그야말로 통제 불능이다.

신호위반과 역주행이 난무하는 교통지옥, 악명 높은 교통체증, 사람들은 차 사이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무단횡단을 한다. 거기다 도로 상황조차도 형편없다. 움푹 파인 도로를 달리다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다. 나 역시 방글라데시에 머무는 동안 몇 번의 교통사고를 경험했다. 동기가 버스 전복 사고를 당하고 난 후에는 오랫동안 버스를 탈 수가 없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뉴스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교통사고 사망 소식이 들려온다. 지난해에만 4천20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하니, 이러한 염려가 지나친 기우도 아니다.


ⓒ The Daily Star, Sheikh Mehedi Morshed

시위는 지난달 29일 2명의 10대 학생이 과속으로 달리던 버스에 치여 사망한 소식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사고를 낸 버스 운전자들은 승격을 더 태우기 위해 레이스를 펼치듯 과속을 하며 달리고 있었고, 버스를 기다리던 학생 무리를 덮쳤다. 이 소식과 함께 두 버스 기사들이 무면허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천 명의 교복을 입은 10대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학생들은 “Safe Bangladesh!”, “We want Justice!”라고 외치며 도로 안전과 교통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처음 학생들의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시위를 이어가면서도 혼잡한 교통 체증 속에 위급한 구급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하거나, 움푹 파인 도로를 직접 보수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시위는 일주일째 이어졌고, 오늘(8월 5일)도 수도 주요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은 통행이 제한됐다.


정부는 곤봉과 최루탄, 고무총탄 총으로 진압하면서 학생 시위는 폭력적인 사태로 번져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위학생들이 경찰에게 꽃을 전달하고 있다(좌), 학생들이 차량 운전자들의 면허증을 검사하고 있다. (우) ⓒ The Daily Star


방글라데시에 있는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영상과 사진, 글들을 보니 뉴스에서 보도된 것처럼 상황은 생각보다 더 복잡해 보인다.


sns에서 공유되는 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사태로 100여 명이 넘는 학생이 부상당했을 뿐 아니라 최소 4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었고, 학생들이 실종되고 강간을 당한 여학생도 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sns에 공유된 한 영상 속에선 여러 명의 학생들이 한 명의 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경찰은 그저 상황을 보고만 있었다.


학생들은 방글라데시 언론이 제대로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CNN과 BBC 등 해외 유력 외신에 사건을 제보하며 보도해주길 촉구하고 있었다. 현재 방글라데시 정부는 SNS로 촉발된 시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한 상태다.


경찰은 범죄세력들이 교복을 입고 위장해 시위에 가담했다고 하고, 다른 곳에선 이 시위의 학생조직이 여당과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정부를 지지하는 BCL (Bangladesh Chhatra League) 학생조직이 시위를 반대하는 반 시위 조직을 만들어 시위 내 폭력 사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학생들은 엄격한 법집행과 안전한 도로 등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도로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 이상 다치는 사람이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되길....



#Safe_Bangladesh #We_want_Justice


덧붙이는 글 | 이 포스팅은 DAPLS 블로그에도 중복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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