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인종주의
1박 2일 짧은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던 방글라데시 친구 배웅을 위해 공항에 갔다. 혼자서 씩씩하게 셀프 체크인을 하더니, 짐을 맡겨야 한다고 해 함께 카운터로 갔다. 짐을 맡길 거라고 하고 티켓과 여권을 직원에게 건넸다. 그런데 이 직원이 셀프 체크 인으로 받은 티켓을 사전 동의도 구하지 않고 다른 자리로 옮겼다며 티켓을 찢어버렸다. (첫 번째 뿌찍~!, 인내심에 금 가는 소리...)
영문을 알 수 없는 친구는 자신의 티켓이 찢기자 당황해했다. 나도 같이 당황해하거나 화를 낼 수 없어, 애써 차분한 말투로 자리를 어디로 옮겼냐고 물어봤다. (어딘지는 정확히 말해주지 않았고) 가운데 자리는 불편하니, 통로 자리로 변경했다고 했다.
“동의한다는 거죠? 아니면 다시 가운데 자리로 바꾸고요”, 친구에게 통역을 하는 사이 날카로운 목소리가 공격하듯 훅 들어왔다.
‘불합리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까?’, ‘만약 내가 그 상황에 항의했다면...’, ‘만약 내 친구가 미국이나 유럽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 친구의 여행을 망칠 수 없어 참고 돌아서긴 했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스친다.
마침 그날은 학생들을 만나 문화다양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온 날이었다. 학생들과 했던 말들이 모두 공허한 메아리 같아져 버렸다. 우리의 권리는 많이 향상되었지만,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배려 또한 그만큼 향상되었는지 생각해본다.
이러한 글을 공유하는 이유는 직원 한 명의 무례함을 탓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런 일들이 생기지 않게 할 수 있을까를 함께 생각해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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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3시는?
2013년 DAPLS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3시>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 것을 사진과 함께 짧은 글로 적기 시작했다. 단순히 프로젝트의 기록일지로서가 아니라, 프로젝트가 일궈져 가는 일상의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많은 사람들과 그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DAPLS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공유하기도 했지만 힘든 시간 힘을 내자고 나 스스로 다독이는 혼잣말을 남겨놓은 넋두리 공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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