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NGO 창립자, 파즐 하산 아베드 별세
지난 20일, 세계 최대 개발 NGO, BRAC(Bangladesh Rural Advancement Committee, 방글라데시 농촌진흥위원회)의 창립자인 파즐 하산 아베드(Fazle Hasan Abed)가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36년(방글라데시 건국 이전),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베드는 런던에서 회계학을 공부했으며, Shell Pakistan 석유 회사의 수석 기업 임원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이클론(1970년)과 방글라데시의 독립 전쟁(1971년)은 그의 삶의 방향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1972년, 독립 이후 방글라데시로 돌아온 아베드는 BRAC를 설립하여 교육과 보건 및 농업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내전으로 피폐해진 방글라데시의 재건을 도왔다.
수년에 걸쳐 BRAC는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아시아(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필리핀)와 아프리카(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남수단, 우간다, 탄자니아), 카리브 해안의 아이티 등 11개국에서 활동하는 세계 최대 비정부조직으로 성장했다. BRAC은 소액 신용대출과 빈곤퇴치가 주요 사업이며 직원 수만 해도 10만 명이 넘는다.
2010년, 아베드는 빈곤퇴치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2015년에는 세계식량상(World Food Prize)은 BRAC이 약 1억 5천만 명의 빈곤구제의 공으로 상을 수여했다. 또한 BRAC은 2013년에는 세계 100대 NGO에서 1위로 선정됐다.(The Top 100 NGOs 2013, The Global Journal)
또한, BRAC은 미얀마 군부의 대량학살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난 온 로힝가 난민에 대해 폭넓은 지원을 펼치고 있다. 현재 3200여 명의 BRAC 구성원들이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베드는 “각종 갈등이 계속되는 환경 속에서 모든 형태의 착취와 차별을 근절한다는 BRAC의 비전이 가진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우리는 로힝야족 난민과 호스트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정부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라고 로힝가 난민 지원사업에 대한 뜻을 밝히기도 했었다.
22일 아베드의 장례식에는 그의 동료와 NGO 활동가뿐 아니라 정치인, 외교관, 각계 인사 등 약 1만 명이 운집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