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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Dec 16. 2021

방글라데시, 국가의 탄생

콘서트 포 방글라데시

콘서트 포 방글라데시

1970 비틀즈가 해체하고 조지 해리슨은 솔로 활동을 하고 있던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인도 악기 시타르를 배울  스승으로 모셨던 라비 샹커였다. 그는 벵골만을 강타한 최악의 사이클론 볼라와 전쟁으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많은 사람이 질병과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들을 도울 기금을 모으는데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리슨은 동료 음악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1971 8 1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방글라데시 기아퇴치와 난민들을 위한 <콘서트  방글라데시 The Concert for Bangladesh> 열었다. 조지 해리슨의 요청에  딜런, 링고 스타, 에릭 클랩튼, 빌리 프리스턴  초호화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전에 없던 대규모 자선 공연이었다. 이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재현되었던 ‘라이브 에이드(Live Aid)’ 등을 비롯한 수많은 자선 콘서트가  공연의 영향을 받아 생겨났다.


방글라데시의 탄생

이 공연으로 인해 하룻밤 사이에 세상 사람 모두가 ‘방글라데시’라는 나라를 알게 됐다. 당시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지 불과 5개월이 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독립전쟁이 한창 중이었다. 동파키스탄이던 1971년 3월 26일, 파키스탄의 억압과 탄압을 받던 방글라데시는 독립을 선언하면서 파키스탄과의 독립전쟁을 시작했으며 9개월간의 전쟁 끝에 승리를 거두고 비로소 ‘방글라데시’로 독립을 이뤘다. 방글라데시는 독립선언을 한 3월 26일을 독립기념일로, 12월 16일을 승전기념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끝나지 않은 전쟁...

독립전쟁이 있던 9개월 동안 1천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파키스탄 군은 민간인 300만 명을 학살하고 20만 명 여성을 강간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독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최근까지도 독립전쟁 당시 파키스탄에 협력했던 친파키스탄의 전범자 처리를 두고 크게 충돌하고 있다. 정권이 과거 청산을 빌미로 정치 라이벌 제거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과 재판 과정의 불법성과 투명성 문제와 더불어 이슬람 원리주의자와 세속주의자 간 공방(전범자가 이슬람 원리주의자가 대다수이며, 세속주의자들은 더 강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등 다양한 정쟁 이슈로 번지면서 전범자 처벌 등 방글라데시에서의 정의를 세우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버림받은 전쟁 영웅 '비랑가나'의 이야기

방글라데시의 독립과 독립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소설로도 만날 수 있다. ‘비랑가나’라고 불리는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당시 강간 피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전쟁의 잔혹함을 그린 방글라데시 샤힌 아크타르의 소설 <따라쉬(search)>가 <작전명서치라이트; 비랑가나를 찾아서>,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어 있다. 소설은 전쟁의 잔혹함뿐 아니라 전쟁과 새로운 국가건설 과정에서 ‘새로운 국가 건설’, '혁명', ‘경제성장’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되고 착취당하며 2중 3중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식민지배와 지독한 빈곤, 차별로 억압당했던 이들은 참혹한 전쟁을 경험해야 했고, 독립 이후에는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삶은 국가에 의해 때론 전시되고 자극적으로 소비되다가 지워졌다. 전쟁과 산업화 등 비슷한 역사의 아픔을 가진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방글라데시 독립전쟁을 다룬 소설
여성들이 그런 재판을 요구하기까지에는 20년이나 걸렸고, 문제 제기도 다른 나라의 여성들이 한 것이다. 그 나라에서 전쟁이 끝난 지 45년 후에야 그런 문제 제기가 있었다. 원고는 ‘위안부’라고, 혹은 ‘성노예’라고 불리던 사람들, 전시에 남성들에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요받은 여성들이었다. 전후 그녀들은 죽은 고기와 같았다. 가족도 사회도 그들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p.189,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아시아, 2020)
“그들은 우리에게 헝겊 쪼가리를 입도록 만들거나 우리를 강간한 것뿐만이 아니다. 나에게는 매번 군홧발로 찬 거, 총검으로 찌르며 매번 재촉한 거, 담뱃불로 지진 거 모두 다 똑같이 끔찍했다. 그중 어떤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 어떤 것도 다른 것보다 덜 끔찍한 것이 없다. 방글라데시 국가는 오로지 우리가 밤낮으로 몇 번씩 강간당했는지나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은 다른 고문은 고문으로 치지도 않는다.”
p.127-8, <작전명 서치라이트 ; 비랑가나를 찾아서> (이프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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