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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PLS 이혜령 Nov 23. 2016

미얀마의 민주화와 난민 이슈

난민 이슈 | 다시 재현되고 있는 2012년의 악몽

지난주부터 로힝가 난민 소식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무런 해결책 없이 사태는 계속해서 악화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미얀마 정부와 군은 이슬람 무장세력 토벌을 위한 군사작전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로힝가 부족에 대한 학살이라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세기 동안 집권을 잡았던 군부가 스스로 권력을 민간으로 이양하며 꾸준히 진보를 거듭하고 있는 미얀마의 민주화를 향한 도전을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미얀마 내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침해 현상은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있는 것 같아 상당히 우려스럽다.


미얀마 군부시절, 정책적으로 로힝가를 비롯한 소수민족에 대한 엄청난 탄압이 시작되면서 이미 몇 세기 전 방글라데시에서 미얀마로 넘어가 조상 대대로 그 땅에서 정착을 하고 살던 로힝가족을 불법 이주자로 간주하고 국적을 박탈시켜 버렸다. 로힝가족은 민간정부로 권력이 이양된 이후에도 국적뿐만 아니라 출산과 결혼, 이동의 자유 등 기본적인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다.


미얀마군과 경찰은 지난달 9일 방글라데시 국경 인근 경찰 초소가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하자, 무장세력 잔당 토벌을 빌미로 로힝야족 거주지역을 봉쇄한 채 대대적인 작전을 벌여왔다.

로힝야족 인권단체와 현지 주민들은 100명 이상이 사살됐으며 사망자 가운데는 민간인도 섞여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작전 과정에서 수백 채의 민간인 가옥이 불에 타고, 여성들이 군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미얀마군의 군사작전 지역에서 지금까지 1천200채의 민가가 불에 탔으며, 특히 반군 세력과의 교전이 치열했던 지난 10∼18일 사이에는 820채의 가옥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2016.11.22)


'로힝가 부족 학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생명의 위협을 느낀 로힝가족들이 국경을 넘어 지난 주말에만 수백 명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어 방글라데시와 인근 국가의 외교문제로 번지고 있다. 한 목격자의 따르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국경 근처 산악지대를 통해 500여 명이 넘는 로힝가족들이 방글라데시 내 난민캠프로 넘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트를 타고 국경을 넘으려 했던 로힝가족 사람들은 국경수비대의 제지로 국경을 넘지 못했다.


이러한 목숨을 건 대규모의 피난행렬이 이어지면서 10만 명의 난민사태를 야기시킨 2012년 미얀마 내 무슬림 거주지역에서 발생한 유혈충돌사태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2012년 유혈사태이후 방글라데시로 탈출을 시도한 로힝가족 ⓒThe Daily Star

지난 2012년 유혈충돌사태 직후,  생명의 위협을 받아 방글라데시로 탈출을 시도한 800여 명의 로힝가 난민을 다시 돌려보내 수백 명의 로힝가들이 다시 미얀마로도 돌아가지 못 한채 보트피플이 되어 낡은 어선을 타고 바다를 떠돌았다.


당시 방글라데시에 엄청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졌었다. 하지만 지리적인 요인 때문에 전부터 많은 로힝가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들어왔었고 이미 수많은 난민을 받아들인 상태였다. 등록된 32,000여 명의 로힝가 난민 이외에 30만 명의 로힝가 난민 방글라데시 내에 불법적으로 정착해 많은 각종 범죄에 연루되거나 현지 주민과의 갈등 문제 등 방글라데시 내 큰 문젯거리가 되고 있었다.


로힝가의 문제는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두 나라의 문제로만 볼 수 없고 그렇게 바라보는 것은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난민 수용에 따른 많은 사회적 비용을 인근 국가에만 떠맡길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로힝가 문제를 풀어나가는 노력과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미얀마의 건강한 민주화를 위해 세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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