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PLS 이혜령 Feb 11. 2016

내가 후원한 돈은 잘 쓰이고 있을까?

더 나은 기부 문화를 만드는 길


답엘에스 일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메시지나 메일을 받게 된다.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 방글라데시에 대한 질문을 남기시는 분들, 간혹 무리한 부탁을 하시는 분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메시지를 받는다. 괜히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 그리고 맘까지 상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냥 넘어가기도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답에 한해서는 정성껏 답변을 보내 드린다.


최근 어떤 분이 한 단체를 통해 방글라데시의 아동을 후원하게 됐는데 방글라데시라는 나라를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하다 우리 블로그를 알게 되었다며 짧은 글을 남겨주셨다. 후원금이 아이가 아니라 기업만 배 채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와 후원하는 아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관심에 때문에 글을 남기셨다고 했다.


'내가 후원한 돈은 잘 쓰이고 있을까?'

가끔 지인분들도 어떤 NGO에 후원을  할지 고민이라며, 추천을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NGO에 신뢰가 가지 않아 기부를 하지 않거나 망설이는 경향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우려하고 있는지 깊은 공감이 되면서도, 상당 부분은 사람들이 오해하거나 왜곡되어 과한 비판을 받는 것은 아닐까 생각될 때도 있다. 짧은 글솜씨와 견해로 오히려 오해를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가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여 그동안 답변을 드렸던 글을 모아 정리해보았다. NGO를 대변하거나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기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기부하느냐도 중요하다

필요한 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이 되고 있는지, 어떤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정보를 관리를 하는지 등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NGO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기부자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을 점점 많이 하게 된다.


기부자의 역할은 단순히 돈을 지불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떻게 기부하느냐도 중요하다. 물론 단체의 비리나 부정부패 등과 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당 단체에게 있겠지만, 기부자 역시 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다달이 빠져나가는 후원금을 보며 '나도 무언가 하고 있다'라는 자기 위안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시작은 사소하더라도 괜찮다. 기부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후원금 3만 원, 내가 후원한 아이에겐 얼마가 갈까?

일대일 결연 후원에 대해서도 많이 묻는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대일 후원보다는 그 아이가 속한 공동체에 지원을 해서 결국 그 혜택이 그 아이를 포함한 그 공동체 모두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후원으로 인해 후원자가 없는 다른 아이들이 역차별되는 상황도 없어야 할 것이다.


'일대일 결연 후원을 했는데, 아이에게는 얼마가  가는지 궁금하다', '아이에게 모두 가는 줄 알았는데 아이에게 가는 돈은 없고 지역개발사업에 쓰인다고 하던데 속은 느낌이다' 등등.. 해당 단체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내부 사정 이야기를 알 수는 없지만, 이런 부분이 소통의 문제일 뿐, 불필요한 오해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의 시스템이 100% 옳다고 할 수 없다. NGO를 비판하지 말라고 옹호하려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부정부패가 있고 잘못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곳도 있을 것이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치고 부족한 게 있다면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와 많은 전문가들이 후원에 의존하게 만드는 후원이 아닌 자립을 위한 후원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며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체 스스로 신뢰받는 단체가 되기 위해 투명하게 운영을 해야 하겠지만, 기부자 역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질문하는 것이 건강한 NGO를 유지하게 하고 더 나은 기부 문화를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빈곤'이라는 이름으로 분류해버리곤 하지만, 그들 역시 슬픈 일에 슬퍼하고 기쁜 일에 기뻐하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다. 관심과 공감을 통해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건강한 기부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2015년 2월 3일

매거진의 이전글 파리의 아픔을 애도하는 것이 왜 불편하게 됐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